美 국세청 “납세자들, 세율 따라 州 이동 지속” 캘리포니아주 최다

정향매
2023년 05월 2일 오전 11:39 업데이트: 2023년 05월 2일 오전 11:39

미국 납세자들이 세율 높은 주(州)에서 낮은 주로 이동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4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국세청(IRS) 산하 소득통계국(SOI)이 발표한 ‘2020~2021년 인구 이동 데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에서 납세자가 가장 많이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주와 일리노이주가 그 뒤를 이었다.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일리노이주는 미국에서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주민 33만2000명이 행정명령에 의해 도시가 봉쇄되고 사업장이 폐쇄되고 자택 격리를 당하던 기간에 캘리포니아주를 떠났다. 인구 이탈로 인해 캘리포니아주의 세입은 291억 달러(39조231억원) 감소했다. 

뉴욕주는 같은 기간에 납세자 26만2000명을 잃고 세입은 245억 달러(32조8545억원) 줄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납세자 10만5000명이 이탈했고 이로 인한 세입 순손실은 109억 달러(14조 6169억원)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매사추세츠주, 뉴저지주 등 고세율 주도 이 기간에 각각 인구 수만 명이 빠져나가면서 세입이 줄었다. 

반면 이 기간 플로리다주, 텍사스주 증 세율이 낮은 주는 인구 증가로 인한 세수 혜택을 누렸다.   

플로리다주는 새로운 주민 25만6000명을 받아들이면서 세입이 391억 달러(52조4331억원) 증가했다. 텍사스주에는 인구 17만5000명이 유입됐고 주 정부 세입은 109억 달러(14조6169억원) 늘었다. 

네바다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리조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테네시주도 새로운 납세자 유입으로 인해 각각 46억 달러(6조1686억원), 45억 달러(6조345억원), 44억 달러(5조9004억원), 42억 달러(5조6322억원), 41억 달러(5조4981억원)의 추가 세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이전에도 캘리포니아주 주민은 이미 다른 주로 이주하고 있었다. 국세청 발표 이전 통계를 보면 캘리포니아주의 세수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80억 달러(10조7280억원), 88억 달러(11조8008억원) 감소했다. 

캘리포니아주 세입 구조는 상위 1% 고소득자가 납부하는 세금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부유한 납세자들에게 더 높은 세율을 부과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는 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개빈 뉴섬(민주당)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지난해 5월 캘리포니아주가 역대 가장 많은 재정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흑자 규모는 975억 달러(130조7475억원)였다. 

이러한 세입 구조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뉴섬 주지사는 전례 없는 재정 흑자를 발표한 지 8개월 만인 2023년 1월, 주 의원들에게 투자비를 수십억 달러 삭감하고 고가 프로그램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수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주 정부가 메울 적자는 222억 달러(30조1725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뉴욕주도 캘리포니아주와 마찬가지로 부유한 주민들에 대한 세금 인상으로 수십억 달러의 재정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뉴욕주 의회는 같은 민주당 소속 캐시 호컬 주지사에게 2027년까지 연간 소득 500만 달러(670억5000만원) 이상, 연간 소득 2500만 달러(3353억5000만원) 이상인 납세자들의 소득세율을 각각 10.3%에서 10.8%로, 10.9%에서 11.4%로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호컬 주지사는 협상 끝에 해당 제안에 동의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최근 일리노이주의 인구는 감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3월 “인구조사국에서 발표한 2020년 인구조사 통계를 보면 일리노이주의 인구는 줄어들지 않았다”며 “특히 초기 발표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살펴보면 실제로 일리노이주의 인구는 늘어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