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중동에 3천명 추가 파병…이란 보복 대비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20년 01월 4일 오전 2:17 업데이트: 2020년 01월 7일 오전 10:08

미 국방부가 중동 지역에 추가 병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추가 병력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Qods)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한 뒤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자 방어 차원에서 이뤄졌다.

앞서 미 국방부는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와 지지자들이 미국 대사관을 공격한 후 750명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전에 발표했듯이 82공정사단 산하 신속대응부대(IRF) 소속 보병대대 파병을 위해 준비 태세를 갖추고 현재 배치되고 있다” “IRF 1개 여단이 책임 지역에 배치됐다”며 본지에 이메일을 보내 이 사실을 확인했다.

대변인은 이와 별개로 “미국인과 미국 시설에 대한 위협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대응 조치로 여단이 쿠웨이트에 배치돼 예비 병력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며 “추가 병력이 96시간 안에 이 지역에 파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5월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1만4000명의 병력을 중동지역에 추가로 배치했었다.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시위 도중 친이란 민병대와 지지자들이 불을 질렀다. 2020. 01. 01. | AP=연합뉴스
미 2사단 504 낙하산 보병 연대 소속의 미 육군 낙하산 부대원이 노스캐롤라이나 포트 브래그에서 출발하는 C-17 수송기에 탑승하기 직전에 손에 무기를 주고 있다. 2020. 1. 1. | 로이터=연합뉴스
이라크 총리실 언론사가 공개한 사진에는 2020년 1월 2일 새벽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공습에 이어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불타는 차량 모습이 담겨 있다. | AP=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1개 여단이 보통 약 3천5백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새로 투입된 병력 수는 2천8백명으로 추산했다. 미 국방부 해당 부서는 정확한 숫자를 밝히지 않았다.

이라크에 미군의 추가 파병은 바그다드 국제공항 근처에서 미군이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후, 이란이 가혹한 보복을 공언하자 방어 차원에서 이뤄졌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과 관련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한 이유에 대해 “솔레이마니는 이라크와 그 일대의 미 외교관과 군인을 공격하는 계획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은 향후 이란의 공격 계획을 저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미국은 전 세계의 미국인과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처를 계속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군 지도자들은 솔레이마니의 공격 계획에 대해 확인한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사실을 전달하고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승인할 것을 요청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솔레이마니가 중동 지역에서 계획하고 있던 공격은 임박한 것”이었다며 “(그는) 미국인과 이라크인을 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CNN ‘뉴데이’에 출연해 “나는 (그의 계획이) 얼마나 위협적이었는지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카셈 솔레이마니 제거하라는 결정은 전장에서 미국인의 생명을 구한 것이라는 사실을 미국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드스군 사령관의 죽음과 관련해 “솔레이마니는 오랜 기간에 걸쳐 수천 명의 미국인을 죽이거나 중상을 입혔으며, 더 많은 미국인을 살해할 계획을 꾸미다가 붙잡혔다”고 트위터에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자들에게 전쟁 대신 협상을 촉구했으나, 이란 지도자들은 솔레이마니를 ‘순교자’로 칭하며 보복하겠다고 공언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금요일 오후 국영 TV에 출연해 “솔레이마니의 살해는 명백한 테러 행위”라며 “아란은 그의 암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법적 조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