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외국의 선거개입 제보하면 130억 보상금”

한동훈
2022년 07월 11일 오후 2:59 업데이트: 2022년 07월 11일 오후 2:59

미국 국무부가 외국 세력의 선거 개입에 관한 정보를 제보하면 최대 1천만 달러(약 130억원)를 보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정선거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30일 이 같은 방안을 내놓고 “선거 개입에 관여했거나 관여 중인 외국인과 외국 조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선거 개입 행위는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선거 과정 혹은 기관의 신뢰성을 훼손하려는 불법·사기·은닉 행위 등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한 수집하려는 정보에 대해 “선거에 개입하는 외국 세력의 일부 혹은 전체를 와해시킴으로써 선거 개입 행위를 예방하고 무산시키거나 유리하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86년 대선을 비롯해 50년간 외국의 선거 개입이 보고돼 왔다. 2016년, 2020년 대선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이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중국 정권의 미국 선거 개입은 중국 네티즌들에게 “중국 공산당의 국사(國師)’로 불리는 유명 교수가 공개석상에서 발설한 바 있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이자 정책 자문인 진찬룽(金燦榮·60) 인민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16년 광저우에서 ‘중미 전략 철학’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중국 정부가 친중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미국 선거에 개입하는 수법을 밝혔다.

진 교수는 미국의 연방하원 선거를 ‘쉬운 목표’로 소개하며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했다.

그는 먼저 “중국 정부는 미국 각 지역 유권자 수천 명을 통제하기 위해 모든 선거구에 중국 투자를 주선한다”고 했다. 지역 기업과 개인이 중국에 투자함으로써 경제적 관계를 맺게 한다는 것이다.

이어 미국 각 선거구에서 유권자 수천 명 정도만 중국이 쥐고 흔들어도 총 의석 435석인 미국 연방하원을 장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미국 인구 3억1200만 명이 총 435개 선거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선거구당 평균 인구는 75만 명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투표율은 약 30%다. 이는 각 선거구에서 주민 20만 명 정도가 그 지역 의원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두 후보가 팽팽하게 접전하면서 격차는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1만 표나 그 이하로 당락이 결정된다. 따라서 당신이 수천 표만 손에 쥐어도 당신은 그 의원의 ‘보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진 교수는 중국이 미국하원 장악이란 야심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 잘만 하면 미국을 매수해 미국 하원을 전국인민대표회의 제2중대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미국 선거 개입은 진 교수가 소개한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관영매체 <차이나 데일리>는 2018년 미국 중간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정부가 벌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미국산 대두의 대중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4면짜리 ‘광고’를 아이오와주 유력지 <드모인레지스터(Des Moines Register)>에 게재했다.

‘차이나 와치(China Watch)’라는 제목이 붙은 이 4면은 언뜻 중국 특집 섹션처럼 보이지만, 기사와 사진 모두 <차이나 데일리>가 고르고 편집한 기사 형태의 선전물이다.

<드모인레지스터>는 해당 선전물에 관한 논란이 일자, 같은 해 9월 ” 전문가들은 이 4면짜리 삽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강화에 대한 미국 농가의 지지를 훼손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말했다”는 ‘셀프 디스’ 기사를 싣기도 했다.

아이오와주는 미국 대선이나 중간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민심의 향방을 읽는 ‘바로미터’ 중 하나로 꼽히는 경합지다. 대선 때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50개 주를 순회하는 경선의 첫 스타트를 이곳에서 끊기 때문이다.

대두 등 농산물 수출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미국 농가와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였다.

중국 공산당은 2020년에도 대선에도 개입을 시도했다. 공산당 관영 언론들은 “트럼프보다 다루기 쉬울 것”이라며 상대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선호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는 미국 내 중국인 유권자나 친중 인사들의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