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中 정찰 풍선에 정보수집 기술 탑재”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23년 02월 10일 오후 5:30 업데이트: 2023년 02월 10일 오후 11:17

이달 초 미국에서 격추당한 중국 스파이 풍선(정찰 풍선)과 관련, 해당 풍선이 격추당하기 전 며칠 동안 미국 영공을 비행하면서 통신 신호 정보 수집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한 고위관계자는 에포크타임스에 “미군 U-2 정찰기의 고해상 이미지에 따르면, 침투한 풍선은 신호 정보 수집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풍선에 부착된 장비는 분명히 정보 정찰용이었고 기상관측용 풍선에 탑재되는 장비와는 일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풍선에 통신 신호를 수집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용도의 다중 안테나가 설치돼 있었다는 것.

프랭크 개프니 미 안보정책센터 회장도 에포크타임스 자매매체 NTD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간 통신을 감시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이 보낸 해당 정찰 풍선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 영공을 침범한 후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무기 등이 배치된 미 핵심 군사기지 상공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풍선을 추적, 격추하고 잔해를 회수함으로써 우리의 주권 침해를 용납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중국에 보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아울러 미국 영공 침범을 지지 및 지원하는 중국 기반 단체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격추한 풍선 잔해를 회수하는 미군|U.S. Navy via AP/연합뉴스

중국 정찰 풍선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40개국 이상 지역을 돌면서 은밀히 정보수집을 수행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배후로는 중국 공산당의 인민해방군이 지목되고 있다. 이달 5일 미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의 이러한 스파이 활동이 수년간 운영돼 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 스파이 활동의 범위와 기타 세부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마찬가지 피해를 당한 다른 국가들과 접촉 중에 있다.

중국 당국은 곧장 반발하고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이 같은 주장은) 미국의 대(對)중국 전략전의 일부”라며 “미국의 풍선 격추는 명백한 과잉 대응으로, 국제법의 정신과 국제관례를 엄중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풍선이 미국에 진입한 뒤 8일 만에 격추해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더글러스 심스 미 합동참모본부 작전국장은 청문회에서 “중국 측의 정보 수집에 대한 위험성은 낮았으나 풍선을 격추할 경우 지상에 있는 미군이 피해를 입을 위험성은 상당한 정도로 평가돼 풍선이 바다 위에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것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멜리사 달턴 미 국방부 본토방어·반구 담당 차관보 또한 “풍선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의 정보 수집으로부터 보안을 지킬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중국이 어떤 정보를 수집하려고 시도했는가를 알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제디디아 루아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부차관보는 “우리는 중국의 의도에 대해 어느 정도 명확히 추측하고 있다”면서 “풍선 기구 내부를 살피며 더 많은 사실을 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