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립연구소 극비보고서 “코로나, 우한 실험실 유출 가능성”

한동훈
2021년 05월 8일 오전 4:5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6일 오후 4:12

美 생물방어 최고기관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작년 5월말 극비보고서 “실험실 유출 또는 동물 전파”
美 ABC 방송, 보고서 존재 확인…연구소 측 “국가기밀”

미국 최고의 생물방어(biodefense) 연구소 과학자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비밀리에 연구했으며, “우한 실험실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미 에너지부 국가핵안보국 산하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 ABC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연구소의 정보부서인 ‘Z부서(Z Division)’ 연구진은 작년 5월 27일 중공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를 기밀 수준 최고등급인 ‘극비(Top secret)’로 분류했다.

보고서는 실험실 기원설, 동물 기원설 모두 가능성 있다고 평가하고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은 우한(武漢)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후 우한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시설이 있다는 사실이 부각됐다. 이 연구소와 전염병 사이의 관련성이 주목을 받았지만, 중공은 중국이 전염병 사태의 진원지란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린다 시버 연구소 대변인은 ABC에 보낸 이메일 답변서에서 “이 보고서는 실제로 존재한다”면서 “국가기밀을 자세히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는 1952년 설립돼 초기에는 캘리포니아대학이 운영을 총괄했으나 2007년 이후에는 미 국가핵보안국이 운영을 맡아 핵무기를 포함한 미국의 국방과학기술을 주로 개발해왔다.

이 연구소는 생물방어 분야에서는 미국 최고 수준의 연구소로 손꼽힌다. 바이러스의 인간 전염성을 강화하는 것과 관련된 연구논문을 여러 편 발표한 바 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팬데믹 사태의 진원지 의혹

일부 과학자들은 중공 바이러스 사태 이후 이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사고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관된 주장을 펼쳐왔다.

지난 3월 퇴임한 로버트 레드필드 전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 국장은 지난달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과학원 소속인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중공 바이러스가) 유출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전염병은 우한에서 발생했다고 본다.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나왔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이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상관없다. 과학이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이 2019년 9~10월 우한에서 이미 번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에이브릴 헤인즈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달 23일 의회 증언에서 “미 정보기관이 중공 바이러스의 기원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우한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공 당국과 언론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이 작년 1월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것처럼 보도하고 발표했다. 중공은 사태 초기 “사람 간 전염은 없으며 통제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거짓말이었다. 에포크타임스를 포함한 여러 언론의 보도를 통해, 중공 당국은 최소한 2019년 말부터 ‘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성 폐렴’의 발생과 사람 간 전염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공은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돼서야 사람 간 전염을 인정하며 2020년 1월 23일, 인구 1100만 대도시 우한을 새벽 심야시간대에 기습적으로 봉쇄했다. 그러나 수백만 명이 이미 도시를 빠져나간 뒤였다. 이후 전 세계로 급속히 펴진 이 전염병으로 지금까지 세계 인구 1억 5천만여 명이 감염됐으며 325만여 명이 사망했다.

중공과학원 소속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공개적으로는 생물안전 최고등급의 바이러스 연구실이 설치된 중국 내 유일한 연구소다.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시설이자 가장 엄밀한 안전이 요구되는 곳으로, 우한시 화난수산시장에서 약 14km 떨어져 있다.

中 연구소 유출 사고 여러 차례… 생물무기 가능성까지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역임한 매슈 포틴저도 한 화상회의에서 “바이러스의 기원에 있어 가장 믿을 만한 이론은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포틴저는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실험실을 포함해 몇몇 실험실에서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2004년에도 연구 중이던 SARS 바이러스로 인한 치명적 사고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월 한 보고서를 통해 중공이 바이러스 기원을 은폐하고 있으며,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비밀리에 군사적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 보고서는 중공이 전염병 대유행의 원인에 대한 조사를 체계적으로 방해했으며 대량의 자원을 투입해 허위 선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은 “현재 모든 증거가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에서 발생한 것임을 나타낸다”는 트윗을 작성한 바 있다.

폼페이오 당시 장관은 트윗에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내 연구원들이 2019년 가을 바이러스에 감염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유사한 증세를 보였다”며 중국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사고로 사람들이 감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했다.

데이비드 애셔 전 미 국무부 조사관은 지난 3월 미 언론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나온 것으로 믿고 있으며, 중공군 측이 진행 중인 생화학무기가 유출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혹 해소 실패한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보고서

중공은 숱한 의혹을 뒤로하고 WHO 국제조사단의 조사를 거부하다가 사태 발생 1년이 지난 올해 1월에야 조사를 수용했다. 단, 중공 측 ‘전문가들’과 함께 벌이는 공동연구 형태였다. 중공은 이번 조사에 대해 “조사가 아니라 연구”라는 입장이다.

WHO 조사팀은 지난 4월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바이러스 기원으로 네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동물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가장 크고, 실험실 유출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조사팀은 활동에 제약을 받았고 데이터와 샘플 원본을 제공받지 못했다.

미국 등 13개국은 성명을 내고 보고서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으며, 노골적인 친중공 성향을 보여온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마저 “여전히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며 보고서의 결론에서 한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미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달 22일 ‘코로나19 기원 법안’을 발의해 조 바이든 행정부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와 중공 바이러스 팬데믹의 기원에 관한 정보의 기밀 해제를 요청한 상태다.

중공 바이러스 기원에 대해서는 미국 공화, 민주 양당 모두 당파를 초월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공화당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온 워싱턴포스트 편집위원회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우한 연구소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