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중국 위협 맞서 대만판 ‘무기대여법’ 준비

한동훈
2022년 08월 1일 오전 9:15 업데이트: 2022년 08월 1일 오전 10:04

우크라이나에 무기 대량지원 가능케 한 법안의 대만 버전
한국계 미셸 박 스틸 의원 “중공 맞서 동맹국 지원해야”

중국 공산당의 대만 침공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대만을 위한 ‘무기대여법(lend-lease)’을 마련 중이라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상하원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전쟁 물자를 지원하기 위해 80여 년 만에 이 법을 부활시킨 바 있다. 당시 이 법의 명칭은 ‘2022년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방어를 위한 무기 대여법’이었다.

당초 이 법은 2차 세계대전 초기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우는 영국 등 연합군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절차를 간소화해 외국에 무기 등 전쟁 물자를 대량으로 지원하도록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상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고기동 다연장 로켓 발사기(HIMARS·하이마스)’가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었다.

대만판 ‘무기대여법’은 법안은 한국계인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한국명 박은주)과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이 아이디어를 냈다. 이 법은 미국 정부가 직접 참전하지 않고도 민주주의 국가를 지원할 수 있게 한다.

스틸 의원은 “중국 공산당은 우리의 동맹국들을 계속 위협하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항상 자유와 민주주의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대통령에게 대만에 무기와 군사장비를 대여할 권한을 부여한다. 그 대신 대만은 12년에 걸쳐 빌린 무기의 복구·교체 비용을 상환해야 한다. 미국은 필요에 따라 상환액을 재협상할 수도 있다.

블랙번 의원은 “대만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의 가장 큰 파트너”라며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뭐라고 하든 개의치 않고 무기와 장비 등 방위 물자를 지원할 것이다. 이 점을 대만에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법안 아이디어를 냈지만, 공산 정권의 대만 괴롭히기가 지속되면서 이 법안은 이미 의회 내에서 당파를 초월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 인근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으며, 인민해방군 공군 전투기가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수백 회 침범했다. 지난 4월 사실상 바이든 대통령의 특사단 성격의 전직 의원과 관리들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도 이 같은 군사적 위협이 발생했다.

이번 법안 아이디어를 낸 의원들은 미국 정부가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위협이 계속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중국 공산당에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틸 의원은 “우리가 동맹국들을 지지하는 데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점을 중공(CCP·중국 공산당)에 보여주기 위해 의회에서 당파를 초월한 법안을 주도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여러 의원은 중공에 맞서는 대만을 지지하고 있다.

현재 동료의원들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이번 순방 일정 중 대만 방문 여부가 확실하진 않으나, 중공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공은 전례 없는 강한 경고를 전달했으나, 펠로시 의장은 민주주의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일축했고, 공화당 의원들도 이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