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예비선거, 트럼프 비판 선봉장 체니 패배

한동훈
2022년 08월 18일 오전 8:38 업데이트: 2022년 08월 18일 오전 9:39

11월 선거 앞둔 공화당, 트럼프 중심 결속 양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해온 공화당 하원 리즈 체니 의원이 16일(현지시간)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앞서 실시된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다.

이날 치러진 와이오밍주(州)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트럼프가 추천한 해리엇 헤이그먼 후보가 현직 의원인 체니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며 승리했다.

체니 의원은 득표율 30%에도 못 미쳤지만, 헤이그먼 후보는 그 두 배인 66%가 넘는 득표율로 11월 중간선거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점거 사태를 두고 자신의 탄핵 결의에 찬성표를 던진 소위 공화당 내 ‘배신자들’을 상대로 낙선운동 펼쳐왔다.

그 일환으로 체니 의원에 맞서 헤이그먼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는데, 헤이그먼 후보가 큰 격차로 체니 의원에게 승리를 거두며 트럼프의 노력에 보답했다.

트럼프 탄핵을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인 체니가 낙선한 것은 곧 트럼프의 승리로 평가된다.  공화당 지지층 내에서 여전히 그의 영향력이 건재함을 입증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체니 의원은 경선 패배를 승복하며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로 치러졌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2020년 대선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에 부화뇌동할 수 없었다”며 그런 짓을 하면 민주주의 체제를 무너뜨리고 미국의 근간을 공격하려는 트럼프의 노력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체니 의원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딸로 2016년 이후 내리 3선을 달성했다. 공화당  내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5월 지도부에서 쫓겨난 바 있다.

공화당은 그녀의 의장직을 박탈하며 “당의 통합을 해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지난해 의사당 점거 사태 이후 민주당이 주도한 트럼프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것이 주된 이유로 여겨진다.

트럼프 임기 만료를 1주일 남겨둔 지난해 1월 치러진 탄핵소추는 하원에서 통과됐지만, 상원에서 부결됐다.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197명 중 10명이 탄핵에 찬성하는 ‘반란표’를 던졌는데 그중 한 명이 체니 의원이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가 유력한 가운데 중간선거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당내 경선에서는 체니 의원처럼 ‘반란표’를 던진 의원들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10명 중 4명은 지역구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고 아예 불출마했고, 출사표를 던진 6명 중 4명은 떨어졌으며 2명만 경선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