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전문가, 中 경제 붕괴 시작 알리는 네 가지 신호

정향매
2022년 09월 26일 오후 10:11 업데이트: 2022년 09월 29일 오후 5:09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외교위원회의 국제경제 선임연구원 세바스티안 말라비가 워싱턴포스트(WP)에 ‘중국의 붕괴가 시작됐다는 신호들(These signs show that China is starting to crack)’이라는 기고문을 실었다(기고문).

그는 이 기고문에서 중국 붕괴의 징후를 팬데믹 확산, 부동산 위기, 첨단 기술 기업 규제, 중국의 인구구조 문제 등 네 가지 측면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3% 남짓 전망…“전체주의 체제가 한계에 다다라”

말라비는 “중국의 드론·모바일결제시스템·5G네트워크인프라·인공지능(AI) 기술은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발전했다. 어떤 사람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까 봐 걱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당국의 목표인 5.5%보다 훨씬 낮은 3% 남짓으로 예상된다. 10년 전의 경제성장률(8%)과 비교하면 수치스러운 숫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특별한 걸림돌’ 때문에 경제성장이 둔화됐다고 주장할 것이지만 이는 모두 전체주의 체제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경제성장의 첫 번째 걸림돌

말라비는 중국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첫 번째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확진자가 발생한 모든 지역에서 엄격한 봉쇄 정책을 실시한다며 “상하이, 선전(중국 광둥성의 도시)을 비롯한 수십 개 도시에서 경제를 파괴하는 ‘야간 통행금지’ 정책이 시행됐다. 이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도 차질을 빚어 수백만 명이 식량 부족 등 여러 어려움들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말라비는 블룸버그 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의 보도를 인용해 중국의 서부 국경 도시인 루이리(瑞麗)의 주민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 사이 무려 119일 동안 외출이 금지됐다고 덧붙였다.  

소비를 억제하는 부동산 정책…경제성장에 큰 위협

말라비는 “중국 당국의 잘못된 정책이 부동산 시장의 비합리적인 성장을 촉진했다”며 부동산 위기를 경제성장의 두 번째 걸림돌로 꼽았다. 

2000~2010년 중국 당국은 환율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수출을 촉진했다. 무역 흑자를 가져왔지만 이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방법이 아니었다. 

그 후 중국공산당은 은행과 지방정부들에 부동산 건설 붐을 일으키도록 명령했다. 경제는 다시 한번 성장했으나 이는 국내 부채로 해외 채권 매입을 대체했을 뿐이었다. 한마디로 부동산 건설 붐으로 일으킨 두 번째 경제성장도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 

결국 중국의 가장 큰 부동산 개발 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터졌다. 미완공 주택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하는 운동이 100여 개 도시로 확산했다. 부동산 가격은 12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그러므로 말라비는 “중국 경제성장의 4분의 1 이상이 부동산 시장에 의존하기 때문에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의 붕괴로 인해 더 심각하게 침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 당국, 첨단 기술 분야 단속…차세대 첨단 기술 창업자들 억압

다음으로 말라비는 중국 당국이 정치적 이유로 중국의 장점인 첨단 기술 분야의 발전을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첨단 기술 회사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와 같은 기업가를 꿈꾸거나 해외 증권 거래소에 회사를 상장하거나 중국 학생들이 해외 대학에 지원하는 데 도움을 주는 회사를 설립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말라비는 중국 당국의 이런 정책 때문에 차세대 첨단 기술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창업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산 억제 정책이 초래한 인구위기… 출산 격려 정책으로 바꿨으나 효과 없어 

말라비는 인구 위기가 중국 경제성장의 네 번째 걸림돌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공산당 지도층은 1979년부터 엄격한 ‘한 자녀 정책’을 실시했다. 해당 정책은 태아를 성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출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남아 출산이 여아 출산보다 훨씬 많아지자 출산율이 덩달아 급락했다”고 말했다. 

‘계획생육(計劃生育)정책’으로도 불리는 ‘한 자녀 정책’은 한 가정이 한 아이만 낳을 수 있도록 제한했던 중국 당국의 인구 제한 정책이다. 

말라비는 “지난 2016년 중국 당국은 드디어 인구 위기를 인식하고 한 자녀 정책을 ‘두 자녀 정책’으로 바꿨고 지난해에는 ‘세 자녀 정책’을 발표했다”며 “중국 당국은 현재 출산을 격려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말라비는 이상 네 가지 걸림돌은 중국이나 세계에 모두 좋은 소식이 아니라며 서방 국가들은 중국 경제의 몰락을 막을 수 없지만 미리 대책을 마련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다음 날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기고문을 소개하면서 중국공산당의 “전체주의 경제모델은 최후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