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겨울폭풍…동·서부에 강풍 동반한 눈·비로 침수·단전

한동훈
2023년 03월 16일 오전 10:39 업데이트: 2023년 03월 16일 오전 10:39

미국 동·서부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와 폭설로 침수 및 단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에는 따뜻하고 겨울에 포근한 캘리포니아는 최근 며칠간 폭풍우가 계속돼 이재민 수천 명이 발생했다.

북동부 뉴욕, 매사추세츠주 등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오후부터 강한 바람을 동반한 눈과 비가 내리면서 19만 가구가 단전 피해를 입었다.

이날부터 15일 오후까지 이틀간 악천후에 미국 국내 항공편 3천여 편이 취소되면서 많은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서부는 지난해 말부터 석 달간 11차례 폭풍우가 들이치면서 침수로 인한 단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중부 샌프란시스코만 일대를 중심으로 대도시 새너제이를 비롯해 산타클래라 등 주변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주요 정보통신(IT) 업체들이 몰린 실리콘밸리도 한동안 정전돼 재산 피해가 적잖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강풍 피해도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52층 건물은 강풍에 일부 유리창이 파손됐고 지역 통근 열차는 바람에 떨어져나간 나뭇가지가 선로를 덮어 운행이 지연됐다.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는 불어난 강물로 일부 제방이 무너져 대피한 주민 2천여 명이 계속되는 비에 며칠째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지난 15일 전체 58개 카운티 중 43곳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응급지원과 구호를 지시했다.

북동부 지역은 14일 눈보라가 닥치면서 뉴욕, 메사츠세추주 등 일부 지역에 1m에 가까운 눈이 쌓여 교통이 거의 마비됐으며, 강풍에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단전이 발생했다.

매사추세츠주 교통 당국은 1800여 개 장비를 동원해 제설작업과 강풍 피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주민들도 가세하고 나섰지만, 완전히 복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전기 공급이 끊겨 집 안에서 추위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위해 대피소를 마련했으나, 아직 제설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도로가 많아 주민들이 대피소까지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부 지역은 강한 바람으로 항공기가 착륙하지 못해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하는 사태도 속출했다.

항공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14일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서 항공편 2150편이 취소됐고, 1만6800편이 지연됐다. 다음 날에도 항공편 1천여 편 이상이 취소됐다.

폭풍우는 15일 소강상태에 들었으나,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올 것으로 미 국립기상청(NWS)은 내다봤다. 21~23일 캘리포니아 대부분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비와 눈이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