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中 ‘샤프파워’ 제동 거는 법안 추진…’공자학원’ 위축될 듯

프랭크 팡
2019년 03월 22일 오전 11:28 업데이트: 2020년 05월 3일 오후 2:54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공화, 뉴저지)이 미국 내에서 중국이 미치는 정치적 악영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스미스 의원은 지난 3월 18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중국 정부는 정교하고 위협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에 우호적인 태도와 결과를 조성하는 한편, 미국의 국익과 개인 및 단체를 강제하고 타락시키려는 노력이 이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 및 공산당의 정치적 영향력 행사 반대 법안’이라는 이름으로 발의한 이번 법안은 중국 정부가 미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어떤 식으로 행사하는지에 관한 미국 국회 관계 부처의 합동 공개 보고서 작성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국무장관은 미 국가정보국 국장 및 기타 연방 관계 부처와 함께 보고서를 작성해 의회 위원회에 제출하게 된다.

이 법안은 ‘정치적 영향력 행사’를 ‘허위 정보, 언론 조작, 경제적 압박, 선별적 투자, 부패, 교육 검열이라는 조직화되고 종종 은폐되기도 하는 다양한 행위들’로 정의하고 있다.

스미스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은 미 의회 및 국민이 중국의 악의적인 목표를 제대로 알게 하며, 이러한 행위의 주체가 되는 핵심 기관, 단체, 그리고 개인의 정체를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뉴욕 이시카대학 빈센트 왕 정치학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 의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하게 할 이번 법안은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이 마침내 중국의 ‘사악한 움직임’을 깨닫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왕 교수는 해당 법안이 ‘중국 샤프 파워(비밀스럽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의 심각성’을 드러내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법안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싱크탱크, 교육 프로그램, 비정부 기관, 그리고 공자학원이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을 통해 미 연방정부에 등록하는 것을 의무화한다.

현재 100개가 넘는 미국 대학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미 상원 상설조사 소위원회(PSI)가 8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06년부터 1억 5800만 달러(약 18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공자학원에 투입했다. 상원 조사위원들은 공자학원의 자금 지원, 직원 고용, 프로그래밍 등 모든 부분을 중국 정부가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금기시하는 특정 과목들은 공자학원 내 강의가 금지되는 한편, 공자학원 소속 강사는 중국의 국익에 해를 끼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계약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는 점도 발견했다.

스미스 의원은 “이들 기관에서 행해지는 교육 검열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며, 이러한 우려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1938년 채택된 외국대리인등록법은 개인이나 단체가 외국 정부를 대신해 미국 정부 관계자나 미국 내 여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경우 법무부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등록 의무사항의 일환으로 개인 및 단체는 1년 예산과 경비 등을 공개해야 한다.

중국 국영 국제뉴스채널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은 2018년 9월 미 법무부 지시에 따라 최근 외국 대행기관으로 등록을 마쳤다.

왕 교수는 이들 기관이 ‘외국 정부의 연장(延長)이자 도구 역할’을 하는 단체로 여겨졌는데 이번 법안이 외국대리인등록법에 따라 공자학원을 법무부에 등록함으로써 ‘활동을 제한하거나 둔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았다.

법안은 또한 중국 정부의 정치적 영향력의 타깃이 된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타이완, 몽골 등 미국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를 촉구하기도 한다.

왕 교수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정보, 전문 지식, 모범 사례 등을 공유’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협력 조치에 박수를 보냈는데, 이는 이들 국가가 ‘중국의 영향력을 알아차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물리치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법안은 또한 중국계 미국인, 재외 중국인, 위구르인, 티베트인이 맞닥뜨릴 ‘위협과 감시를 알리기 위한 안전한 수단’을 제안했다. 중국 내 금지된 심신 수련법인 파룬궁의 수련자들과 추방당한 위구르인들은 그동안 중국 첩보원들의 타깃이 됐다.

스미스 의원은 “중국계 미국인, 그리고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압과 위협은 시민 자유를 침해하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며, 더는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