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가 엘리트, 中공산당이 조종” 중국인 교수 강연, 미국서 파문

한동훈
2020년 12월 9일 오후 12:00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14

중국인 교수가 지난달 상하이에서 한 강연이 미국에서 엄청난 파문을 낳고 있다.

주인공은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디둥셩(翟東昇·자이둥셩으로도 읽음) 부원장.

디둥셩은 지난달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공산당)은 어째서 트럼프 행정부를 통제할 수 없는지, 왜 민주당 정권은 통제할 수 있는지 강연했다.

그는 먼저 청중들에게 “과거 1992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중공)과 미국이 여러 이슈에 관해 어떻게 쉽게 합의했나”라며 질문을 던졌다. 합의 사례로는 은하호 사건, 대사관 폭발사고 등을 예로 들었다.

미중이 쉽게 합의한 기간을 2016년까지라고 못 박은 것은 민주당 정권을 의미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초 출범했다.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디둥셩(翟東昇) 부원장 강연 장면 | 유튜브 화면 캡처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디둥셩(翟東昇) 부원장 강연 장면 | 유튜브 화면 캡처

은하호 사건은 지난 1993년 7월 7일 중국 다롄항을 출발, 이란 압바스항으로 향하고 있던 중국 화물선 ‘은하호’에 화학무기 원료인 이황화글리콜과 염화티오닐이 적재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미국 정부가 배를 세우고 검사한 사건이었다. 검사 결과 위험물질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디둥셩이 미중 합의 사례로 제시한 대사관 폭발사고는 불분명하다. 2018년 베이징의 주중 미국 대사관에서 폭발사고 발생하긴 했다. 이 사건에 대해 미국 측은 ‘폭발물’이라고 했지만, 베이징 공안당국은 ‘폭죽’으로 결론 내렸다.

디둥셩 부원장은 두 사건 모두 “미중 양국이 두 달 이내에 합의를 봤다…어떻게 가능했겠느냐”면서 “우리들이 미국 상층에 ‘사람들’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 뒤 우쭐해 하는 제스처를 취해 청중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는 이들에 대해 “미국의 권력 핵심부에 있는 인물들”이라며 “라오펑요(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불렀다.

디둥셩이 언급한 두 사건은 무려 20여년 이상의 격차를 두고 있다. 그의 발언대로라면 중공은 지난 20여년간 미국 고위층에 ‘라오펑요’들을 두고 있었던 셈이다.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디둥셩(翟東昇) 부원장 강연 장면 | 유튜브 화면 캡처

중공이 월가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1970년대부터 월가가 미국의 정책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이에 중공이 월가에 많은 것들을 의뢰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더는 월가를 통해 이득을 취할 수 없게 됐다고 디둥셩은 덧붙였다. 트럼프는 월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디둥셩은 월가는 미중 무역전쟁 때 중공을 도와주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때문에 월가가 자신들을 돕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이어 베이징에 있는 한 월가 유태인 임원 이야기도 곁들였다. 그녀가 중국어를 자신보다 더 유창하게 하고 중국 시민권을 취득했을 뿐만 아니라 베이징 호적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가 베이징 중심가인 창안제에 맨션을 소유했으며, 베이징에 돌아오면 자신과 차 한잔 하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 월가 고위층에 있는 중공의 ‘라오펑요’ 한 사례였다.

해당 뉴스를 공유한 트럼프 트위터 | 화면 캡처

한편, 이 강연 영상은 미국 폭스뉴스 간판 앵커 터커 칼슨이 자신의 저녁 뉴스 방송에 기사로 내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뉴스를 자신의 트위터에 게시물로 올렸다.

이 게시물은 5만8천번 리트윗(재공유)되고, 15만개의 좋아요와 1만1천개의 댓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