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0.50%p 긴급 인하 “신종 코로나 여파에서 경제 보호”

이멜 아칸(Emel Akan)
2020년 03월 4일 오후 2:46 업데이트: 2020년 03월 4일 오후 5:19

(워싱턴=에포크타임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00%~1.25%로 떨어졌다.

연준의 이번 조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 번에 단행한 가장 큰 폭의 금리 인하다. 2011년 중반 이후 최저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우리가 경제활동을 하고 경제를 지원할 때”라며 글로벌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 여파로부터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임을 밝혔다.

연준은 지난 1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경제성장 지속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결론 내리며 금리를 동결했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튼튼하다”면서도 지난 몇 주간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제적 여파로 인해 FOMC 위원들이 위험에 대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많은 나라의 경제 활동을 교란했고, 금융 시장에 상당한 동요를 가져왔다”며 관광산업과 여행산업이 영향을 받았고 많은 산업 분야에서 공급망 붕괴를 직면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번 사태와 이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경제에 “의미 있는 부양책”을 제공하고 가계와 기업 신뢰도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파월 장관은 은행이 “경제를 지원하는 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금리 인하 결정 소식이 알려리자 연준에 대한 비판을 재개하고 은행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더 완화해야 한다. 다른 국가/경쟁국들과 보조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평평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 공평하지 않다. 마침내 연준이 지도력을 발휘할 때가 됐다.더 완화하고 낮춰라!”라고 했다.

세계 주요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역시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파월 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3일 다른 G7국가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와 전화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통화 후 성명을 발표하면서 날로 증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 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G7은 성명에서 “코로나19(COVID-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충격을 감안해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고, 하방 위험을 막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다 사용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경제학자 스티븐 무어 전 트럼프 선거 고문은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연준 결정에 만족한다”면서도 “돈이 너무 빠듯하다.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어 전 고문은 “이번 조치는 일주일 전에는 이뤄졌어야 했다”며 “연준은 뒤쳐지고 있다. 현재 미국 경제에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다.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달러 강세와 장단기 금리 역전(inverted yield curve)는 시장에서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더 심각하다는 신호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 조치가 몇 차례 더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도이체방크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효과를 내려면 지난달 28일 오후에 나왔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연준이 두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해 총 0.25%포인트를 낮춰 최종적인 기준금리는 1.00%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 경제분석가들은 중국 제조업의 1분기 PMI지수가 역대 최저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 여파가 향후 몇 달 간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연준의 동향을 주시해왔다.

지난 2일 반등한 주가는 3일 연준의 발표 이후 급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장 초반 300포인트 이상 오른 뒤 785.91포인트(2.9%) 하락했다.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모두 3% 가까이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당초 정례 3월 FOMC 회의인 오는 17일 연준이 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연준이 긴급회의를 열고 금리 인하를 발표하자 이를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여 주식시장 매도세를 초래했다.

미국 재무부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10년 만기 기준 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1%를 밑돌았다. 한편 금(Gold)은 1온스당 1644.40달러로 3.1%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