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고서 “미국에 있는 모든 ‘공자학원’ 폐쇄해야”(2)

LIN YAN, Wang Kaidi
2017년 11월 1일 오후 1:19 업데이트: 2019년 11월 2일 오후 1:29

자기 검열과 외부 조사를 회피하는 것은 공자학원이 대화를 피하고 외부와 차단하는 기본적인 방식이다. 뉴저지 주립대 공자학원의 중국 주무 인슈리(殷秀麗, 음역)는 몇몇 특정 주제가 토론 의제로는 일체 선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들은) 민감한 화제는 피합니다. 타이완이나 파룬궁 문제 같은 것들이지요.”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규정으로 명문화돼 있지 않다. 한반(漢辦·중국어보급위원회) 소속 언어 교사들의 중국어, 영어 계약서를 살펴본 결과,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제한 조항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뷰에 응한 공자학원 교사, 심지어 공자학원과 관련된 교직원들 모두가 천안문 학살이나 중국의 일당 독재 비판과 같은 화제가 외부 규정에 의해 금지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화제를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문 학살, 파룬궁 이외에 타이완 및 티베트 문제도 금기시되고 있었다.

천안문 학살, 파룬궁 등 공자학원 금기어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미묘한 압력은 엄청난 결과를 불러왔다. 교사들의 자체적 검열을 유도하는 것뿐만 아니었다. 중국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공자학원에 부적절한 조치나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는 근거로 사용했다. 중국 정부가 비밀리에 대학을 여론 대리인으로 이용한 것이다.

프린스턴대학교의 페리 링크(Perry Link) 동아시아 연구 명예교수는 자기 검열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특히 금기시된 주제가 없다고 밝힌 공자학원 관계자의 말을 그 예로 삼았다. “자체 검열의 방식은 미국 관계자의 말에서도 나타납니다. 압력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고도의 전략적 태도입니다. 왜냐하면 자기검열을 거쳤기 때문에 파룬궁이나 타이완 독립 등의 문제가 거론되지 않는 것이니까요. 여기에 압력은 없었습니다. 또한 본인과 한반 간의 충돌도 없었겠지요”라고 페리 교수는 말했다.

또. 다른 국가의 정부가 언어와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미국에 교사를 파견하는 것과 비교할 때, 공자학원의 문제점은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다른 국가들은 교사를 파견하여 개별적 과정을 가르치는 반면, 중국은 교사를 상급 교육기관으로 파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공자학원은 일종의 패키지 교육으로, 중국 정부가 수업에 필요한 교사, 교재, 경비 등의 전체를 지원하고 있어요. 따라서 공자학원에서는 해당 상급 교육기관의 학점까지 취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줄리 왕(Julie Wang)은 빙엄턴 대학(Binghamton University)에서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는데, 이 대학에 설립된 공자학원의 일부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한반에서 천여 권의 도서를 기증했는데 그 책에는 역사상 중요한 사건들이 일부 삭제되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대다수의 중국 국민들에 대한 세뇌를 이미 마쳤고, 이제는 미국 학생을 겨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이 자라서 미국의 중국 전문가나 외교 정책 관리가 된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조사에 대한 캠퍼스 반응 양극화

피터슨이 조사 중인 대학 캠퍼스들은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용감한 교사나 교직원이 필사적으로 학문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았습니다.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지요. 하지만 자기 이익을 위해 민감한 화제에 대해 전략적 침묵을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관계를 유지하거나 이미 획득한 이익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이지요. 또 일부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서방 대학의 공자학원에서 새로운 중국학자들이 배출돼 학문의 자유를 위해 나설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버지니아주립대의 동남아시아 연구학과 찰스 라플린(Charles Laughlin) 교수는 2015년 베이징(北京) 중국인민대학과 한반이 협찬한 공자학원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공자학원은 국제 중국어 연구의 기둥으로서 이를 주도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들과 협력할 경우 엄청난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라플린 교수는 “공자학원은 중국 문화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모든 이들에게 심어주고자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중국문화를 어떻게 학생들에게 보여줄 것인지를 확정해 주려고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학문 분야에 침투 및 조종하는 수법) 미국과 다른 나라 학자들의 윤리에 위배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한반과 공자학원을 대변해 나서는 학자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협력하는 기관과 학자들이 있으며 자신도 그중 하나라고 라플린 교수는 말했다. 공자학원과 거리를 두기보다 협력하는 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 선택적인 비판을 함으로써 그들의 일부 문서와 연구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지켰다고 그는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그에게 넘어서는 안되는 최저선이 있다고 했다. 예를 들면 ‘중국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로 교수 요강을 수정하라고 요구한다면 그는 단호히 거절할 것이라고 했다.

외국 정부에 교육 맡기는 행위 중단해야

중국 정부는 2004년부터 거액을 투자해 세계 각지에 수백여 개의 공자학원을 설립했다. 한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6년 12월 31일까지 전 세계 140개 국가(지역)에 공자학원 512곳과 공자학당 1073개가 위치해 있었다. 공자학원과 공자학당이 3일 간격으로 해외에 하나씩 설립되는 셈이다.

현재 미국에만 공자학원 103곳과 공자학당 501곳이 존재하며 한반은 각각의 공자학원에 자금, 서적 및 교사를 지원하고 있었다. 모든 공자학원은 미화 10~20만 달러의 운영 자금 외에도 매년 미화 수만에서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활동 경비를 지원받았다. 공식자료에 따르면, 공자학원 프로젝트 경비는 중국 정부의 재정으로 지출되며, 2004년에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총 미화 20억 달러가 소모됐다.

“대학에게 이것은 매우 매력적인 선물입니다. 특히 학점에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비를 지원 받을 수도 있지요. 대학 입장에서는 무료 수익인 것입니다. 많은 대학의 경우 재정적 이익을 고려하여 공자학원 설립을 결정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학문 자유에 대한 고려는 뒷전에 둔다는 것입니다”라고 피터슨은 말했다.

전미대학교수협회 우더 회장은 “공자학원이 중국의 국가적 파워를 미국 대학에까지 과시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사실은 이미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크게 놀랐습니다”라고 밝혔다.

“우리는 공자학원을 개설한 대학들이 다 공자학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자학원을 유지하는 것은 중국 정부에 대한 부당한 협조이며, 미국 고등 교육에 대한 침입입니다. 대학의 커리큘럼을 외국 정부에 맡기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라고 피터슨은 강조했다.

피터슨은 취재 과정에서 공자학원 관련 인물들과 인터뷰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들은 거절하거나 회신을 주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처음에는 인터뷰를 허락했다가 나중에 스케줄을 변경하거나 취소하기도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