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중국인 비자제한… 학계에 뻗은 간첩행위 조명

2018년 06월 15일 오전 9:18 업데이트: 2019년 11월 11일 오후 3:55

5월 말 백악관은 중국 정권이 미국에서 개발된 지적재산권을 손에 넣지 못하게 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일부 중국인에게 발급된 비자의 유효기간을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 미 연방정부 당국은 중국 기업들 대신 독점기술을 훔친 미국 학계 중국인 수명을 기소했다.

6월 11일부터 미국 국무부는 로봇, 항공 및 하이테크 제조와 같은 특정 분야에서 공부 중인 중국인 비자를 1년으로 제한하는 것을 포함한 조치들을 이행하기 시작했다.

로봇, 항공 및 하이테크 제조같은 분야는 중국 정권이 공식 표명했듯 ‘중국제조 2025’ 10개년 계획에 명시된 제조부문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타깃이다.

이 조치 역시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중국의 지적재산 도용 관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의 하나였다. 중국은 민간 및 국영 기업들이 기술 혁신을 위해 외국 기술 기업들을 인수하도록 전략적으로 격려했다. 결국 중국은 글로벌 기술공급망 지배와 외국 경쟁사 대체를 원한다. 이를 위해 미국 대학에 종사하는 일부 중국 국적자들이 중국 정권에 유리한 기술 도용을 도왔다.

◇투명망토 사건

그 중에 가장 두드러진 사건은 아마도 듀크대학교에서 일어난 일로, 언론인 다니엘 골든(Daniel Golden)이 저술한 책 <스파이 학교: CIA, FBI, 및 외국 정보기관이 어떻게 비밀리에 미국 대학을 활용해 왔는가?>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광치(光啓)그룹 창업자 류뤄펑(劉若鵬)은 2006년 미국에 건너와서 듀크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메타물질( 정보통신기기, 전자제품 등의 초소형화, 고성능화 등 차세대 원천기술의 구현이 가능한 소재)이나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는 특성을 나타내는 물질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미스(David Smith) 교수의 연구실에서 일했다.

이 대학의 뉴스레터 ‘듀크 크로니클(Duke Chronicle)’에 따르면, 스미스 교수의 연구팀은 마이크로파로부터 대상물을 은폐할 수 있는 투명망토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여 휴대전화와 안테나에 적용할 수 있는가능성을 열었다. 사실 스미스 교수의 연구는 미 공군 과학연구소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2006년 4월1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햄에 있는 듀크대학교 이스트캠퍼스에 세워진 조지 워싱턴 공작의 동상. | Sara D. Davis/Getty Images

류(劉)는 그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렸고, 메타 물질에 초점을 맞춘 연구 기관을 설립하고 광치과학(光啓科學) 이라는 회사를 세워 홍콩 증시에 상장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현재 약 20억 달러 상당의 자산 가치가 있다. 중국 언론은 류를 ‘중국의 엘론 머스크’로 추켜세운다. 시진핑 주석과 최고위급 관리들이 개인적으로 그의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8월 국유 통신업체인 차이나유니콤(中國聯合網絡通信有限公司)의 지분 1.88%를 매입하기 위해 40억 위안(6783억 원)을 투자했다. 처음에 류는 스미스 연구팀이 난징시에 있는 난둥대학(南東大學)에서 중국 연구팀의 일원으로 공동 작업을 하기를 제안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순수한 권고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듀크대학교를 방문해 스미스 실험실의 사진을 찍어가서  장비를 만들고, 중국에서 실험실을 만들어 중국 대학실험팀을 이끌었다. 또한, 류는 듀크대학교 동료들이 개발한 데이터 및 연구 아이디어를 빼내어 중국에 전달해 왔다. 또 골든의 책에 따르면, 중국 서버가 호스팅하는 웹사이트에 실험에 관한 정보들을 저장했다.

“그의 활동은 전쟁이나 비밀작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전투기, 탱크 또는 무인항공기를 숨길 수 있는 신기술 영역에서의 미국의 우위에 손실을 가했다. 류가 중국으로 돌아오자, 정부는 감사의 표시로 그의 창업 벤처 회사들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골든은 책에 썼다.

FBI는 류의 활동을 조사했으나 그를 범죄 혐의로 기소하지는 않았다. 골든은 또 류가 스미스를 중국의 대학캠퍼스에서 일하게 하기 위해 중국 외부에  있는 과학자를 모집하는 국가계획인 중국 정권의 ‘프로젝트 111’에 연결되도록 설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미스가 참여한 중국대학연구소는‘프로젝트 111’과 중국 국가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그렇게 되자 스미스는 점점 더 그의 학생 류를 경계했다. 2009년 4월 스미스는 류의 연구실 열쇠를 압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는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골든은 이 사례가 단순한 산업 스파이 사건을 넘어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그와 중국 정부 사이의 관계에 대해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한다”고 ‘듀크 크로니클’에 밝혔다.

미국 회사에 고용된 학자들이 포함된 여타 사례들도 있다. 여기엔 미국 기업인 아바고 테크놀로지(Avago Technologies)와 스카이웍스 솔루션(Skyworks Solutions)에서 근무한 6명의 중국 국적자들이 기술을 훔쳐 중국으로 빼내간  2015년 사례도 포함된다. 고소장에 따르면, 그들은 조금씩 빼낸 무선기술을 사용하는 장비를 생산 판매하기 위해 중국에 합작 투자회사를 설립하기로 공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