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관리, 공화당 의원 국경지대 시설 촬영 제지

이은주
2021년 03월 29일 오전 10:55 업데이트: 2021년 03월 29일 오후 12:41

최근 미국 남부 국경지역에서 중남미발 밀입국이 급증한 가운데 국경 지역을 방문한 공화당 의원들이 수용시설에 대한 촬영을 금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공화당 중진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정부 공무원으로부터 국경 수용시설에서 영상을 촬영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크루즈 의원에 따르면 이 공무원은 크루즈 의원의 카메라를 막으며 “사람들(밀입국자)의 품위를 지켜달라”, “규칙과 사람들을 존중해달라”, “제발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대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크루즈 의원은 “불행하게도 당신(정부)의 정책은 그들(밀입국자)을 숨기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공무원들이 국경 임시 보호시설에 대한 사진·영상 촬영을 금지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자신은 불법 이민자들을 존중하며 현 상황을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밀입국자 급증 추세로 수용시설이 과밀한 데 대한 정부의 책임이 있고, 국민들은 이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에포크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국토안보부에 논평을 요청했다. 

크루즈 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상원의원 12명은 최근 미 남부 국경지역인 텍사스주 도나 지역의 수용시설을 방문했다. 

수용시설은 밀입국자 월경 급증으로 과밀한 상태로 알려졌다. 특히 보호자 미동반 아동 밀입국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이 머물기 열악한 시설 환경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불법 이민 폭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의 국경 개방 정책을 문제 삼은 반면,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이민자 증가 문제는 늘 있었고 국경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은 전임 정부의 탓이라고 주장한다. 

도나 수용시설을 방문한 크루즈 의원은 당시 시설 내부를 촬영한 사진 몇 장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국민들이 보지 않기를 원하는 사진들”이라고 설명한 뒤 “이것이 그들이 언론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텍사스 도나의 국경 임시 수용시설이다. 이것은 인도주의적 위기이며 공중 보건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바이든 정부가 국경 위기 상황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헨리 구엘라 하원의원은 28일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가족 단위 밀입국자들이 법원에 출석하라는 통지 없이 미국에서 석방됐다면서 “이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언론 접근 제한과 관련, 투명성 부족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회견에서 국경 이민자 수용시설에 대한 언론 접근을 조만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