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총리 연설 현장에 폭발음·연기…총리는 무사

강우찬
2023년 04월 15일 오후 5:18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3:39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연설을 위해 방문한 행사장에서 폭발음과 연기가 발생하는 사건이 터졌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즉각 대피해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본 열도는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으로 숨진 사건 이후 또 한 번 총리를 겨냥한 테러 발생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자민당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기 위해 이날 오전 해당 지역구 항구인 사이카자키항을 찾았다.

사건은 현장 시찰을 마친 기시다 총리가 오전 11시 25분쯤 연설을 하기 직전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약 200~300명 정도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기시다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은색 통으로 보이는 물건이 콘크리트 바닥에 투척됐고 폭발음과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현장은 “도망쳐”라는 외침 속에 큰 혼란에 빠졌으나 기시다 총리는 경호원들의 엄호 속에 대피했으며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청중 속에서 해당 물건을 던진 남성을 붙잡아 제압했으며,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자세한 범행 동기는 경찰이 조사 중이지만, 이 남성은 폭발물처럼 보이는 물체를 투척해 연설을 방해하려 한 것으로 추측된다.

현지 언론은 사건 초기에는 기시다 총리의 연설 현장에 폭발물이 투척됐다고 속보를 냈으나, 후속기사에서는 ‘발연통’이 투척됐다고 용어를 정정했다.

15일 오전 11시 30분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폭발음을 야기시킨 물체를 던진 남성이 체포되고 있다. 2023.4.15 | 교도통신/연합뉴스

NHK에 따르면 잠시 현장을 떠나 와카야마현 경찰본부에 피신했던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1시쯤 JR와카야마역 앞에서 예정대로 가두연설을 진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연설회장에서 큰 폭발음이 발생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나 많은 분께 심려와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나라(일본)는 중요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선거는 끝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호세이(法政)대학 대학원 시라토리 히로시 교수는 “한 나라의 총리로서 각오를 보여준 발언”이라면서도 유권자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감정적으로 투표해선 안 된다고 야후 게시판에서 논평했다.

기사다 총리는 방위비 증세 정책으로 지지율이 급락했으며, 최근에는 총리 정무비서관인 장남이 해외 순방 중 영국에서 명품 넥타이를 대량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 난처한 상황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