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내각 지지율 30% 밑돌아… 아베 전 총리 국장 반대 64%

최창근
2022년 09월 19일 오후 1:10 업데이트: 2022년 09월 21일 오후 3:31

출범 1년을 맞이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 지지율이 추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부 여론 조사에서는 지지율 30%선도 붕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속에서 총리 교체설도 제기된다.

9월 19일 일본 3대 종합 일간지 중 하나인 ‘마이니치신문(毎日新聞)’이 사회조사연구센터와 공동 조사하여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은 29%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 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마이니치신문 여론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30%선 아래로 나타 난 것은 지난 10월 내각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로 지난 조사 대비 10%포인트 올랐다.

집권 자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자민당은 6%포인트 하락한 23%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방식의 조사가 시작된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지지율이 ‘위험영역’인 20%대까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정부·여당은 위기감을 강화하지만 정권 부양 특효약이 없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발표된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과 방송사 TV도쿄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전달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43%로 조사됐다. 이도 내각 출범 이후 최처치로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9%로 나타났다. 니혼겐자이신문 조사에서 부정 응답이 지지율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민당과 내각의 지지율 동반 하락 배경으로는 자민당 국회의원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관계 문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국장 실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자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 여론 조사에서 “통일교 문제를 둘러싼 기시다 내각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대신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2%에 달했다.

7월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國葬) 반대 여론도 상승세이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 ‘국장 반대’는 62%로 전달 대비 9% 포인트 올랐다. ‘찬성’은 3% 포인트 감소한 27%를 기록했다.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거듭 국장 실시가 타당하다고 강조했으나 국민의 이해는 얻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은 9월 27일 예정돼 있으며, 비용은 약 162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일본 국민들은 과도한 비용 지출 등을 명분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 속에서 ‘총리(자민단 총재) 교체설’도 제기된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서 통상 총리·내각의 지지율이 20% 대이면 자민당 총재직을 사임하는 것이 관례이다. 내년 봄 치러질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도 관건이다.

‘날개 없는 추락’을 지속하고 있는 내각 지지율에 대하여 기시다 후미오 총리 측근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측근들은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내년 봄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기시다 내각 관계자들 사이에서 “현 총리를 뒤이을 후발 주자가 눈에 띈다.”는 발언까지 나온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 642명 가운데 87명(14%)이 고노 다로(河野太郎) 디지털 개혁 및 소비자·식품안전 담당 특명대신을 꼽았다. 이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33명),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담당특명대신(33명),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오사카부(附) 지사(30명),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22명),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성 대신(14명) 등이 뒤를 이었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의 연임을 원한 이들은 66명(10%)으로 2위에 그쳤다.

일본 정계에서는 대안으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 敏充) 현 자민당 간사장을 차기 총리로 꼽기도 한다. 아베 전 총리가 이끌던 아베파의 경우 통일교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제2파벌 수장이자 자민당 2인자인 모테기 모시미쓰가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일본 주간 경제지 ‘다이아몬드’는 “일본 정가에서 현재 유력 후보는 모테기 간사장이다. 머리가 좋아 정책 입안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인정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이아몬드는 “모테기 간사장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기시다 후미오 총리로부터의 신뢰도 두텁다. 개인적으로도 자민당의 차기 총재선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중의원(하원) 임기는 4년이지만 총리 평균 임기는 그 절반 정도인 1년 8개월에 불과하다. 역대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신조의 뒤를 이은 전임 총리 스가 요시히데는 1년 1개월 만에 자민당 총재직을 사임하고 동시에 총리직에서도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