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6·25 참전 美용사에 무공훈장…“韓 번영, 美 젊은이 희생 덕분”

이윤정
2023년 04월 26일 오후 4:50 업데이트: 2023년 04월 26일 오후 4:50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5일(현지 시간)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오찬 행사를 열고 6·25 전쟁 참전용사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한국 대통령이 외국 현지에서 무공훈장을 친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미 이틀째인 이날 워싱턴DC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오찬에서 랄프 퍼켓 예비역 육군 대령, 앨머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대령에게 최고의 무공훈장인 태극 무공훈장을 친수했다.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25일 미 제8군 유격중대 중대장(중위)으로 참전해 평안북도 소재 205고지 진지를 6회에 걸쳐 사수했고, 윌리엄스 대령은 1952년 11월 적군 미그15기 7대와 교전 끝에 4대를 격추했다.

퍼켓 대령의 휠체어를 직접 밀면서 무대에 오른 윤 대통령은 고(故)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의 조카인 조셉 로페즈에게도 태극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로페즈 중위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서 수류탄에 몸을 던져 부하들의 희생을 막았다.

6·25 참전용사인 랄프 퍼켓 예비역 육군 대령의 휠체어 밀어주는 윤 대통령 | 연합뉴스

오찬에 앞서 윤 대통령은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미 포로·실종 장병 추모 테이블로 가서 촛불 점화 후 묵례했다.

추모 테이블은 포로·실종 장병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만든 빈 좌석이다. 촛불 점화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참전용사를 끝까지 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하는 뜻이 담겼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며 “자유의 가치를 믿는 180만 명의 젊은이들이 공산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한국전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아니라 승리한 전쟁, 기억해야 할 전쟁이다.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영웅이자 진정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오찬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태극 무공훈장 증서를 수여한 뒤 손뼉 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오찬에는 6·25전쟁 참전용사를 포함해 참전용사 유족, 주한미군 복무 장병, 양국 경제동맹 주요 인사 등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인사 36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찰스 브라운 공군참모총장, 리사 프렌체티 해군참모총장,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커티스 스카파로티·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 등 미군 전·현직 장성들도 다수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제2연평해전 승전의 주역인 이희완 해군 대령을 비롯해 연평도 포격전 당시 포7중대장이었던 김정수 해병대 중령,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 등이 자리했다. 한미동맹의 상징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외손자 조셉 맥 크리스천 주니어와 백선엽 장군의 장녀인 남희 씨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와 함께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탑에 헌화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 등 6·25 전쟁 참전용사 다수가 안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