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일, 이웃이자 파트너”…기시다 “관계 정상화에 큰 한 걸음”

이윤정
2023년 03월 17일 오전 12:06 업데이트: 2023년 03월 17일 오전 12:06

“한국과 일본은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경제·글로벌 어젠다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해야 할 파트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월 1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도쿄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저와 기시다 총리는 그간 얼어붙은 양국 관계로 인해 양국 국민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어왔다는 데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일 양국은 경제 안보, 첨단 과학, 금융·외환 분야에서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외교, 경제 당국 간 전략대화를 비롯해 양국의 공동 이익을 논의하는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하기로 합의했다”며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대화를 출범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를 계기로 양국이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 제소를 철회했다”면서 화이트리스트 조치에 대한 조속한 원상회복 등도 언급했다. 아울러 양국 경제계는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늘 아침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여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한일 공조가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도 적극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과거를 직시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에 기초한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1998년 발표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25주년이 되는 해”라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한일 간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됐다”고 말했다.

양국은 지난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방일 이후 중단됐던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상회담)’를 12년 만에 재개하는 데도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우리 두 정상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하면 수시로 만나는 셔틀 외교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 한국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일본 정부로서는 이 조치를 매우 어려운 상태에 있던 양국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1998년의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일본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양국 간 정치·경제·문화 등 분야에서 교류가 힘차게 확대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엿다.

기시다 총리는 “이 역사의 전환기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는 중요성에 관해 확인했다”며 “법의 지배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지켜내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나라가 힘을 합쳐 나갈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한일 관계의 정상화에 있어 커다란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