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옐런 만나 “한미 경제안보 동맹 기대, 외환시장 안정 협력 당부”

이윤정
2022년 07월 19일 오후 10:11 업데이트: 2022년 07월 19일 오후 10:11

옐런 “한국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에 깊은 가치 부여”
LG 방문 “공급망 협력 강화….中 자원무기화 견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은 논의되지 않은 듯

윤석열 대통령이 7월 19일 한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Janet Yellen)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동맹이 경제금융안보 동맹으로 더욱 튼튼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옐런 장관의 예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서 한미 간에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선언했다”며 “한미 간에 이런 동맹 관계가 경제안보 분야로 확대돼 나가는 좋은 과정에 장관님을 모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에 옐런 장관은 “한미 경제, 글로벌 경제에 모두 중요한 이슈에 대해 같이 다룰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과의 이런 긴밀한 파트너십에 대해 깊은 가치를 부여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을 상당히 오래된 우방과 친구로 생각하고 있고, 한국의 번영한 민주주의와 경제, 우리의 긴밀한 우정과 공유된 가치들에 대해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는 헌법 체제로 탄생해 오늘까지 발전해 온 것에 미국의 역할과 영향이 대단히 컸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 복합적이고 다양한 위기가 전 세계로 엄습하는 가운데 한미 간의 포괄적 전략 동맹이 정치군사 안보에서 또 산업기술 안보로, 나아가 경제금융 안보 동맹으로 더욱 튼튼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옐런 장관님의 방한이 한미 간에 다양한 포괄적인 동맹 관계를 더 크게 진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확신한다”면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식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한미 당국 간 깊이 있게 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옐런 장관은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도 회담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7월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등을 전시한 ‘지속가능 갤러리’를 관람한 뒤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옐런 장관은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글로벌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으로 인한 물가 인상으로 타격받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양국이 협력을 통해 공급망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며 “파트너와 동맹국 간에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도입해 더 굳건한 경제 성장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를 겨냥해 “공급망에서 특정 세력·국가에 지배적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고자 하는 공통적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만나 한·미 양국 간 협력을 도모해나가기로 했다. 비공개로 진행한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최근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옐런 장관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회담에선 금융·외환시장 등의 동향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는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한미 양국이 필요시 유동성 공급장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실행할 여력이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관련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 등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일, 추 부총리와 옐런 장관은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한국이 동참하는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