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靑 집무실 국방부 청사로 이전…국가 미래 위한 결단”

이윤정
2022년 03월 20일 오후 1:54 업데이트: 2022년 03월 20일 오후 3:55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 제대로 일하는 정부 구현”
“광화문 아닌 용산… ‘국민 불편 최소화, 국가안보 수호’ 최적지”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3월 20일 오전 11시 인수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대통령 권위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실 이전의 필요성에 대해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 ▲제대로 일하는 정부 구현 ▲역대 정부가 필요성 인정한 국가과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며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국민을 제대로 섬기고 제대로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를 헤아려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이전 장소를 용산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국민에게 주는 일상적 불편 최소화 ▲소통하는 열린 대통령실 구현 ▲국가안보 수호를 위한 최적지 ▲소요 예산 면에서 훨씬 유리 ▲청와대가 국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 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당선 이후 광화문 정부 청사들을 대상으로 집무실 이전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쉽지 않은 문제임을 절감했다”며 “최소한의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광화문 인근 시민들의 불편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고, 청와대 내 일부 시설의 사용 역시 불가피해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완전히 돌려드리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고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들의 불편도 거의 없다”고 부연했다.

이어 ”무엇보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주위 미군기지 반환이 예정되어 있어 신속하게 용산 공원을 조성해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고, 국민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공간이 그 업무와 일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무엇보다 소수의 참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공간 구조로는 국가적 난제와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방부 청사 이전 조감도를 공개하고 조목조목 설명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도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방부 청사 이전 조감도를 공개하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 방송화면캡처

국방부 이전 시 지휘체계 재설치 등으로 국가안보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윤 당선인은 “현 국방부 상황실은 청와대 상황실로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지휘체계와 C4I 체계 운영에 시간적 공백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며 “국방부는 합참본부 상황실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효율성이 제고될 뿐만 아니라 군 통수권자와 군사작전 지휘부가 근접한 장소에 있게 되므로 유사시 신속한 소통과 의사결정이 가능해져 안보 대비 태세가 더욱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임기 시작이 50일 남은 시점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좌절된 경험에 비추어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임기를 시작하는 5월 10일에 개방해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본관, 영빈관을 비롯하여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물리적 공간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통의 의지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용산 대통령실 1층에 프레스센터를 배치해 수시로 언론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실 업무 개선 방안도 언급했다. 그는 “부처 위에 군림하면서 권력만 독점하는 기존의 청와대를 탈피해,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간의 역동적 아이디어가 국가 핵심 아젠다에 반영되도록 하는 방안도 구체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전날인 19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새 집무실 후보지인 용산구 국방부 청사와 종로구 광화문 외교부 청사를 차례로 답사한 바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3월 19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인 외교부와 국방부 청사를 방문했다.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인수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위원장 등 동행한 참석자들과 외교부·국방부 청사에서 어느 곳이 국민소통의 장으로 적합한지, 국가안보 수호를 위한 최적지인지, 국민에게 주는 일상의 불편은 없을지, 참모 및 전문가들과 격의 없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인지 등을 점검했다. 이후 각 부처 관계자들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청와대 이전 후보지로서의 장단점을 꼼꼼히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