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8발 발사…尹 “한미 확장억제력·연합방위태세 강화” 지시

이윤정
2022년 06월 5일 오후 7:04 업데이트: 2022년 06월 5일 오후 8:59

NSC 상임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강력 규탄
한미 북핵대표, 이틀 만에 긴급 대면 협의 재개

6월 5일 오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상시 대비 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 태세를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해 회의 결과를 보고 받은 뒤 “북한이 올해만 약 9일에 한 번꼴로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5일 오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연이어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9시8분경부터 9시 43분경까지 북한 평양 순안 일대 등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사거리, 고도 등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미사일 도발이자 올해 들어 18번째 무력 시위다. 앞서 지난 5월 25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RBM 등 3발을 섞어서 쐈다.

북한이 8발의 미사일을 한꺼번에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미국이 항공모함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종료한 지 하루 만에 감행한 도발이기도 하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4일까지 3일간 일본 오키나와 앞바다에서 방공, 대함, 대잠, 해상 저지 작전 등 훈련을 실시했다. 2017년 11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핵 추진 항공모함까지 동원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자 북한이 이에 반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통령실은 즉각 국가안정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NSC 회의는 1시간 20분가량 진행됐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현황과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NSC 참석자들은 북한이 여러 지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한 것은 정부 임기 초 안보태세에 대한 시험이자 도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NSC 참석자들은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하루빨리 깨닫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우)이 6월 5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했다. | 외교부 제공

한편,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북핵 수석대표가 회동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일 3자 북핵대표 협의 이후 이틀 만에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다시 머리를 맞댄 것이다. 이미 귀국한 일본 측 수석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도 전화로 연결해 3자 협의도 했다.

3국 북핵 수석대표는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자 한반도와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임을 지적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아울러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