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법치국가” 中共 대사 주장에 캐나다 국방차관 “동의하지 않는다” 일축

캐시 허
2020년 03월 12일 오후 2:14 업데이트: 2020년 03월 12일 오후 3:14

뉴스분석

캐나다 군사 및 방위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중국 대사의 발언에 대해 국방부 차관이 공개 비난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오타와 안보국방회의’에서 충페이우 주캐나다 중국 대사는 캐나다인 2명을 중국이 구금한 사건, 위구르 무슬림 탄압, 일대일로 사업 등 다양한 문제를 건드리며 중국 옹호 발언을 일삼았다. 이에 전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 국장을 지낸 리처드 패든 국방부 차관이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며 반격에 나섰다.

2018년 12월 중국은 캐나다 외교관 출신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구금했다. 화웨이 창업자 딸인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가 캐나다에서 체포된 지 며칠 만에 발생한 일이었다.

회의 패널의 일원으로 연설한 충 대사는 2명의 캐나다인에 대한 질문에 “우리나라(중국)는 법치주의 국가”라며 그들을 중국 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패든 차관은 독립된 사법제도를 갖는 캐나다와 달리 중국은 공산 정권의 지배를 받는다며 중국은 법치주의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인 2명이 구금된 지 5개월이 지나서 당시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국가 기밀을 정탐하거나 훔친 혐의로 정식 체포를 확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체포 시기나 장소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캐나다 외교부는 중국의 임의적인 체포를 강하게 규탄했다.

패든 차관은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그(충 대사)는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었다.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캐나다 주재 중공대사 충페이우. 2020. 3. 4 | The Canadian Press/Justin Tang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 구금된 1년 동안 코브릭과 스파버는 변호사나 가족과 접촉하지 못했다. 충 대사는 그들의 체포가 독단적이지 않다면서도 그들의 근황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절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그들은 중국의 사법절차를 밟고 있으며, 그들의 모든 인권은 보호받는다. 그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패든 차관은 체포 시점을 봐서도 완전히 독단적이었다며 캐나다 정부가 멍완저우를 체포한 일과 관련 있다고 단정했다. 그는 “우리 사이 법체계가 너무 달라서 사과와 오렌지 이야기를 하는 지경까지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세뇌 수용소’인가 ‘직업 훈련소’인가

중국은 북서부 신장 지역의 위구르 무슬림교도 탄압에 대해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미국 국제 종교자유 위원회 2019년 연례보고서는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에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심각한 인권 유린을 하고 있는 중국 관리와 기관에 신속하고 단호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의 주요 결론 중 하나는 중국 정권이 2018년 여름 80만~200만 명이 이르는 위구르인와 다른 이슬람교도들을 신장 지역에 구금했으며, 공산당 간부 100만 명을 배치해 위구르족 가족과 함께 살면서 극단적인 종교적 행동을 하는지 호시탐탐 감시하고 보고하게 했다는 점이었다.

충 대사는 신장 위구르족 탄압에 대해 “중국 정권이 신장에서 하는 일은 수용소 같은 것이 아니다”라며 “종교적 자유를 억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 일부 언론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보도를 한다며 “주의하라”고 경고까지 했다. 중국 당국의 신장에서 만행에 대한 언론 보도를 ‘왜곡’된 ‘가짜뉴스’라고 표현했다.

중국 정부의 매뉴얼대로 그는 “신장에 직업훈련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부는 예방적 대테러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든 차관은 “신장 수용소를 직업훈련과 유사한 것이라고 말하는 대사의 의견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충 대사는 “실제로 다른 여러 나라가 반테러를 위해 그곳에서 (중국이) 행한 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중국의 ‘소프트 파워’ 캠페인이 강화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패든 차관은 이에 대해 충 대사의 발언 중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반응했다. 충 대사가 발언하는 동안 그에 반대하는 청중들의 웅성거림이 가끔씩 이어졌다.

‘난도질’

회의 전반에 걸쳐, 중국이 군사력과 사이버 공격 등 강압적인 수단으로 다른 국가의 주권을 위협한다는 내용이 거듭 나왔다.

충 대사는 다자주의를 강조하고 지정학적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아시아-중동-유럽을 잇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것이 평화를 촉진하는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패든은 “그는 자신이 해야 할 가장 유리한 정책구상을 하고 있었다”면서 “이 계획(일대일로)은 참가국 전체에 걸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국 정권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발된 정책”이라고 혹평했다.

마지막 패널로 참석한 조나단 밴스 캐나다 국방참모총장도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남중국해를 차지하기 위해 지역 안보를 훼손해 전면적인 분쟁의 문턱에 이르게 했다며, 그것만으로도 중국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올바른) 가치를 놓고 세계적인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이러한 행동을’난도질’이라고 일축했다.

충 대사는 모두발언을 너무 오래 끌었다는 이유로 사회자에 의해 연설이 끊긴 유일한 연사였지만, 오타와 회의 88년 역사상 중국 대사가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충 대사는 캐나다와 중국 관계가 ‘화웨이 갈등’으로 악화된 상황 속에서 4개월간 공석이었던 주캐나다 중국대사로 지난해 11월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