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년 전 강제 연행한 억만장자에게 징역 13년 선고…“형량 낮춘 정치적인 판결”

정향매
2022년 08월 22일 오후 11:47 업데이트: 2022년 08월 25일 오전 11:35

5년 7개월 전 홍콩에서 중국으로 강제 연행된 중국 억만장자 샤오젠화(肖建華·50) 밍톈(明天)그룹 회장이 징역 13년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지은 죄에 비해 형량이 가벼우며 중국 당국이 정치적인 판결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中 재판부, 샤오 회장에 징역 13년형…“공을 세운 이유로 관대하게 처벌”

지난 19일, 상하이시 중급인민법원은 샤오 회장과 밍톈 홀딩스 법인의 ‘공적 예금 편취, 신탁재산 관련 배임, 자금 부정 사용, 뇌물 공여’ 등의 혐의에 대해 공개 심리를 진행했다. 

법원은 1심에서 샤오 회장에 징역 13년형과 벌금 650만 위안(약 12억7000만원), 밍톈 홀딩스에 벌금 550억3000만 위안(약 10조7050억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샤오 회장과 밍톈 홀딩스가 불법으로 취득한 소득을 추징하기로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샤오 회장과 회사는 2001년부터 2021년까지 정부 당국자에게 총 6억800만 위안(약 1300억원) 이상의 주식과 부동산, 현금 등을 건네 금융 당국의 감독을 피하고 부당이득을 취했다. 

밍톈 홀딩스와 샤오 회장은 자수한 뒤 범죄 사실을 인정했고 연루된 자금을 되찾는 데 협조했다. 

재판부는 샤오 회장은 그 과정에서 “공을 세웠다”며 이런 이유로 그를 관대하게 처벌했다고 밝혔다. 

시사평론가 “연루된 자금의 규모에 비해 처벌이 낮다” 

에포크타임스 시사평론가 탕징위안은 “재판부의 판결문을 살펴보면 샤오 회장에게는 ‘공적 예금을 불법적으로 편취한 죄’만 인정했고, 밍톈 홀딩스 법인에는 네 가지 죄목을 모두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샤오 회장은 개인적으로 공적 예금을 편취한 죄와 밍톈 홀딩스 법인이 뇌물을 공여한 죄에 대해서만 처벌을 받은 셈이다. 그가 밍톈 홀딩스의 법인 대표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공적 예금을 편취한 규모가 5000만 위안(약 98억원) 이상이거나 죄질이 매우 나쁜 경우, 10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과 벌금형에 처한다. 법인 차원의 ‘뇌물 공여죄’에 대한 처벌 기준은 5년 이하 유기징역이다. 

이번 판결에 따르면 밍톈 홀딩스 법인과 샤오 회장은 자신들이 운용하는 여러 회사를 융자(融資) 및 담보 주체로 삼아 시민들을 대상으로 총 3116억 위안(약 6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불법 편취했다. 

탕징위안은 “이 숫자는 크고 죄질이 몹시 나쁘지만 샤오젠화는 실제 징역 13년형만 선고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샤오젠화는 2017년 1월에 홍콩에서 대륙으로 연행됐는데 이미 5년 반이 지났다. 그의 남은 형기는 7년 반이다”며 “정상적으로 감형될 경우 그가 실제로 감옥에서 보낼 시간은 4~5년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외신 “샤오젠화는 장쩌민 세력의 재산관리자” 

밍톈그룹은 한 때 44개 금융 기관의 주식을 관리했고 총자산은 30조 원(약 5882조4000억원)에 달했다. 

샤오 회장은 중국 공산당 고위층들의 ‘자산관리자’인 ‘횐장갑(白手套)’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샤오 회장과 밍톈그룹의 뒤에는 여러 중국 공산당 고위층 가족과 관계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밍톈그룹은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공산당 주석의 이익집단을 위해 돈을 벌고 돈을 세탁하는 조직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당시 장쩌민 중국 공산당 전 주석의 세력을 돕기 위해 시진핑 중국 공산당 주석을 겨냥해 ‘금융 쿠데타’로 알려진 ‘2015년 주식 폭락 사건’에 참여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홍콩 빈과일보(蘋果日報)는 당시 샤오젠화는 ‘주식과 선물 시장을 조종하고 뇌물을 공여한 죄’ 외에도 ‘정치인의 자산 관리자로 활동’, ‘재벌로서 정치에 간섭’, ‘금융 쿠데타를 일으키는 등의 정치 범죄를 저질렀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정치적 문제가 아닌 경제적 죄목으로 샤오 회장을 판결했다. 

법학자 “이번 판결은 정치적 판결이다” 

중국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샤오젠화가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그를 관대하게 처리했다고 하면서도 그가 세운 공이 무엇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죄수가 범행을 저지른 후 다른 사람의 범죄 행위를 적발할 때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공을 세운” 것으로 인정받는다. 하나는 적발된 범죄 행위가 사실로 입증되는 것, 다른 하나는 해당 범죄가 적발됨에 따라 다른 안건이 해결되는 것이다. 

탕징위안은 “시진핑은 분명 샤오젠화가 제공한 정보를 가지고 중요한 정치 거래를 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다시말해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내부 여러 고위 가족들의 부패 조사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그들도 시 주석의 3 연임을 반대하지 않는 것이다.  

호주에 거주하는 법학자 윈훙빈은 에포크타임스에 “샤오젠화가 관리하는 자금의 범위는 중국 공산당의 많은 파벌 세력을 커버한다”며 “시진핑이 샤오젠화를 심판한 것은 사실 자신의 20대 3 연임을 방해하지 말라고 중국 공산당의 여러 고위층들에 경고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中 당국, 샤오 회장의 ‘금융 왕국’을 해체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2017년 샤오젠화가 중국으로 연행된 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밍톄그룹을 해체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020년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밍톈그룹의 가장 중요한 금융기관 9곳에 대한 관리 대행을 마치고 각각 파산시키거나 또는 구조조정으로 국유 금융기업으로 변모시켰다. 중국 당국은 또 2020년에 샤오회장의 비즈니스의 핵심 부분인 바오상(包商)은행을 포함한 은행 3개를 파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