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차 당대회 보고서로 보는 시진핑 3기 경제 정책

왕허(王赫)
2022년 10월 21일 오후 2:37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9

20차 당대회 업무보고서 내용을 보면 중국 경제의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발전에 대한 자신감과 고무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고, 로이터통신은 19차 당대회 때와는 달리 경제발전과 경제개혁을 강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런 추세라면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5가지 측면에서 시진핑의 3기 경제 정책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 ‘제로 코로나’ 정책은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2022년 중국 경제 둔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게 보편적인 시각이다. 그래서 20차 당대회 이후 이 정책을 장기화하지 않도록 조속히 조정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비록 9월 13일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보고서가 중국 공산당의 방역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기는 했지만.

하지만 시진핑이 직접 “제로 코로나 정책을 흔들림 없이 견지하고, 전염병을 퇴치하는 인민전쟁·총체전·저격전을 전개하라”고 했을 때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원 핵산검사, 도시 봉쇄의 상시화는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됐고, 불확실성을 가중했다.

◇ 공동부유는 ‘신시대’와 ‘중국식 현대화’를 위한 명분일 뿐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이 추진해온 ‘선부론(先富論·일부가 먼저 부유해진 뒤 이를 확산한다)’은 많은 폐단을 낳았다. 그렇다면 시진핑이 주장하는 ‘신시대’의 신(新·새로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실현하고 역사적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진핑이 ‘공동부유’ 기치를 내걸었다는 것은, 역사적 적폐 청산과는 별개로, 향후 중국 경제 정책이 이데올로기에 의해 결정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20차 당대회 보고서는 ‘중국식 현대화’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향후 5년을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는 출발점이자 중요한 시기”로 규정했다. 문제는 공동부유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재산 축적 메커니즘 규범화’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이는 기득권 구도를 재편하겠다는 의미로, 향후 중국 경제·정치 지형을 바꿀 시한폭탄을 묻어놓은 것이다.

◇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주축이 ‘사회주의’에 더욱 짓눌릴 것이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하나는 ‘두 가지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다. 즉 국유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민영기업을 규제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이 “공유제 경제를 흔들림 없이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고, 비공유제(민영) 경제 발전을 흔들림 없이 장려·지원·지도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재확인된 사실이다. 여기서 “장려·지원·지도하겠다”는 말은 사실상 ‘지도하겠다’, 즉 ‘규제하겠다’는 뜻을 보기 좋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전자에 대한 의지는 ‘국유기업 개혁 3년 계획(2020~2022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20년 시진핑은 이 계획과 관련해 “국유기업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완성을 위한 중요한 물질적·정치적 기초”라며 “향후 3년은 국유기업 개혁의 핵심 단계로 국유경제의 경쟁력과 통제력, 영향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공룡급’ 국유기업을 많이 육성해 ‘세계 500대 기업’에 들게 하고, ‘1업계 1기업, 1기업 1업계’ 구도를 만들어 업계를 독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유기업은 덩치는 크지만 보편적으로 기여도가 낮고 자유세계의 굴지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

후자에 대한 의지는 ‘반독점’ 및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반대’ 정책에서 잘 나타난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비공유제 경제 발전을 ‘지도’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중국 공산당이 경제 정책을 펴면서 쓴 이 표현에는 복선이 깔려있고 그 이면에는 ‘살기’가 숨어있다.

다른 하나는 ‘유위정부(有爲政府)를 견지한다’는 것이다. ‘유위(有爲)’는 자연스러움을 거스르며 작위적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자원 배분 과정에서 시장은 결정적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하고, 정부는 역할을 더 잘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에서 앞부분은 빈말(虛)이고 뒷부분이 알맹이(實)다.

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유위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만들어낸, 중국 공산당에만 적용되는 개념으로, 학술적 근거는 없다. 학계는 보편적으로 ‘제한된 정부’ 또는 ‘작은 정부’ 개념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하는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제한된 정부’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개혁 방향을 견지한다”는 것은 사실 마오쩌둥 시대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이다.

◇ 中 당국, 고속성장의 꿈 포기했다

2012년 시진핑이 집권한 이후 장기간 누적된 중국 경제의 문제점이 크게 드러났다. 당국은 이에 대응할 방안이 없자 ‘뉴노멀 현상’이란 표현으로 본질을 흐리면서 “고속성장 단계에서 고품질 발전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엄중한 현실은 당국이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 등의 ‘중국경제 기적론’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포기의 변(핑계)은 “우리는 단순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영웅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었다. 중국 공산당의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장기발전 계획에서 실제로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4.5~5%로 한정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국제 연구기관은 2049년까지 중국 경제 연평균 성장률이 2~3% 정도 될 것으로 예측했다.

놀랍게도 린이푸는 지금도 기존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19일 베이징대학에서 강연을 하면서 “중국은 2035년까지 연 8%의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도 국내의 각종 유리한 조건만 잘 활용하면 연 5~6%대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2036년부터 2049년까지 여전히 연 6%의 성장 잠재력이 있을 것이며, 여러 도전에 직면해도 4% 안팎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사실 중국 경제의 향후 5년과 15년 동안의 전망에 대해 중국 내 연구팀들은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류위안춘(劉元春) 인민대학 부총장 연구팀은 향후 15년 동안 중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을 4.7~4.8% 수준으로 추정했다.

◇ 3대 전략으로 3대 고비 넘기려 하지만 실효성이 낮다

첫 번째는 ‘내수 확대’ 전략이다. 중국 당국이 수년 동안 이 전략을 추진해 왔지만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이유가 무엇일까? 중국 공산당의 경제체제와 정책은 약탈적이고 양극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중국 가구소득에서 1차 소득분배 비중은 1996년 67%에서 점점 감소하다가 2010년 57%로 줄었고, 2018년 61%로 점차 안정세를 회복하다가 전염병 이후 다시 감소했다.

두 번째는 ‘도농융합(城鄉融合)’ 전략이다. 이 전략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2020년 기준 중국의 도농 간 소득을 대비하면 2.6 대 1인 반면 영국·캐나다 등 선진국은 1 대 1, 인도는 1.9 대 1이다. 우간다와 같은 아프리카 저소득 국가도 2.3 대 1 정도다. 중국 공산당은 수년간 ‘삼농(三農, 농업·농민·농촌)’을 강조하며 농촌을 활성화하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대륙은 가난한 농촌이 끝없이 펼쳐 있고 그 가운데 부유한 도시가 섬처럼 점점이 떠 있는 형국이 됐다.

세 번째는 ‘조화로운 지역 발전’ 전략이다. 이 역시 공염불이 됐다.

중국의 지역 발전은 동서 간 격차도 있지만 남북 간 격차가 더 크다. 북부 지역의 GDP 비율은 2010년 42.81%에서 2020년 35.22%로 감소한 반면, 남부 지역의 GDP 비율은 57.19%에서 64.78%로 증가했다. 한편 중국 화둔(華頓)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중국 100대 도시 순위에 따르면, 10위 안에 든 북방 도시는 베이징 1곳뿐이고, 20위 안에 든 도시도 베이징·톈진·정저우·시안·지난·칭다오 5곳뿐이다. 북방 경제가 전면적인 하강 압력에 직면했는데 어떻게 부양한단 말인가?

맺음말

20차 당대회 보고서는 경제의 질적 발전과 합리적 성장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지만, 중국 공산당의 경제 정책을 보면, 이는 환상에 가깝다. 중국 경제의 큰 틀이 안정될 가능성도 낮다. 보고서에서 “국내 대순환의 활력과 신뢰성을 강화해야 한다”, “산업 공급망의 회복력과 안전성 수준을 향상해야 한다”, “현대화된 산업 체계를 건설하고, 경제 발전의 기점을 실물경제에 둬야 한다” 등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지만, 이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중국 경제의 난제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