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통전부’ 앞세워 민주사회 침투 공작 ··· 국제사회 피해 ‘심각’

2017년 12월 26일 오전 8:53 업데이트: 2020년 06월 12일 오후 5:27

“미·중 수교 40년의 역사가 거짓이 아닌지 의문시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선임 중국 애널리스트를 지낸 크리스토퍼 존슨 전략 국제연구센터 수석 고문이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중국 문제에 관한 청문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중국 공산당에 의한 해외 침투 공작에 대해 위기감을 드러냈다.

‘외교 관계’라는 미명하에 ‘통일전선 공작’에서 교육을 빙자해 공산당 사상을 선전하는 언어 교육 기관인 ‘공자학원’을 세우는 등 중국 공산당의 폭넓은 침투 공작은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적 가치관과 국익을 위협하고 있다.

12월 13일 미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는 백악관에서, 중국 공산당에 의한 민주 국가 침투 공작에 대해 전문가들을 초청해 공청회를 개최했다. 제목은 ‘중국 공산 정권의 긴 팔 : 중국식 권위주의, 세계에 수출’이라고 명명했다. CECC는 지난 회의에서 인권 문제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중국 공산당의 사회 침투 공작을 테마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존슨은 “우리는 겨우 알게 됐다. 생각보다 이미 중국(침투 공작)은 우리 사회에 녹아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언론은 2016년 대선을 둘러싼 러시아 개입 의혹에만 주력하고 중국의 침투 공작에 대해서는 별로 보도하지 않았다며, “러시아의 방법과 비교하면, 중국이 훨씬 신중하고,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장기적인 영향력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6000만 명 재외 중국인을 ‘지도’하는 통전부

존슨은 미·중 수교 40년이 과연 정상적인 관계에 놓여 있는지 의심할 정도로 공산당의 대미 침투 공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 침투 공작은 전 세계에 중국 공산당 정권의 소프트 파워를 침투시키는 일을 담당하는 중앙기관인 당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가 지휘하고 있다.

통전부는 6000만 명의 재외 중국인의 ‘사상을 지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언론, 학생, 교원, 기업가, 정치인 등 구성원도 다양하다. 이 재외 중국인들은 통전부의 ‘지도’에 따라 의식적으로 혹은 무자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수와 전통적 가치를 갖는 조직을 약화시키고 해체

통전부에 정통한 전문가에 따르면, 재외 중국인의 활동 목적은 공산당 체제의 통제 밖으로 간주된 사상 조직을 공격하고 조직을 약화·해체하는 데 있다. 그 수단으로 불화, 내부 분열, 사회 문제자 등으로 낙인찍히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회에서 소외시키고 있다.

공격 대상에는 인권 변호사, 민주 운동가, 티베트와 위구르, 대만 등 각 지역의 독립 인정파, ‘파룬궁(法輪功)’ 등이다. 또한, 기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보수적인 사상, 삼교(불교·도교·유교)에 근거한 전통적 가치 등 공산당 이데올로기와 배치되는 주장도 포함된다.

통전부는 활동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CECC 위원장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상원 의원은 일본에서의 해당 공작 사례를 들었다. 예를 들어 공작원은 ▼ 권유나 뇌물, 협박 등의 수단으로 무리한 거래를 하며, ▼ 언론을 이용하여 여론을 조작하고 중국 공산당 성향에 쏠리게 하며, ▼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미끼로 독재 정치를 정당화시키는 사상을 해외에 확산시키는 등이다.

학교 기관에서는 일본과 서방 국가가 전하는 역사 사실과 영토 등의 견해를 중국인 유학생이 받아들이지 않고 교사의 강의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고, 학교 측에 수업 내용을 변경하고 사죄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교육을 통한 대외 홍보는 공자학원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이미 1500개 이상의 관련 조직을 전 세계에 설립한 공자학원의 목표는 ‘핵심 가치인 사회주의에 기초한 교육을 전파하는 것’과 ‘중국의 꿈을 선전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서울공자아카데미를 비롯하여 22개 공자학원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언론 분야에서는 뉴욕타임스 등 미국 유력지에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를 정기적으로 끼워 넣어 독자를 무자각적으로 세뇌시키고 있다. 최근 공산당 기관지의 다국어판이 급증하고 있다. 신화통신, 인민일보, 중국국제방송국 등의 전자판은 연이어 다국어 사이트를 개설했다. CNS(차이나 뉴스 네트워크)와 인민망(차이나 넷)이라고 명명된 매체에서 공산당 정책을 선전하고 중국을 찬양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다.

각국은 중국 공산당의 침투 공작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호주의 턴불 총리는 12월 5일 중국 정부의 정치 개입을 염두에 두고서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단체의 정치 헌금을 금지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발표했다.

CECC 위원장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이번 청문회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발밑에서 큰 이변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거의 인식하지 못했다. 마치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