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다오시 “880만명 검사완료, 추가확진 0”…주민들 “신뢰성 0”

하석원
2020년 10월 16일 오후 2:27 업데이트: 2020년 10월 16일 오후 2:51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당국이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봉쇄 조치를 강화하자 주민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추가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공식발표와 달리 지역 이동을 제한하는 등 당국이 강력한 봉쇄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우한 발병 당시와 같이 감염 상황을 은폐·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칭다오시는 15일(현지 시각) 주민 880만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추가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12일 칭다오에서 확진자가 10명 이상 발생했다.

란신 칭다오 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880만명의 검체 수집분석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당국이 12일 이후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해 현재 칭다오 주민 13명만이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다.

이번에 확인된 확진자들은 모두 칭다오 흉부과 병원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칭다오시는 고위험 지역 뿐 아니라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확대 실시했으며, 현재까지 1천47만개 표본이 수집됐다. 칭다오시 인구는 약 1천100만명이다.

12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기 위해 시민들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칭다오시의 최근 발병에 중국 정부는 공식 발표가 있기 전날인 14일 칭다오에 의료 전문가들을 파견하고, 전염병 대응 미숙을 사유로 지방 관리 2명을 정직 처분하는 등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란신 부시장은 코로나19 대응 부실로 칭다오 위생건강위원회 수전화 위원장과 칭다오 흉부과 병원 덩카이 소장이 해임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칭다오 주민 타이모씨는 에포크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이 발표한 확진자 수치를 믿지 않는다”며 “진단 키트의 정확성과 품질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타이씨는 “감염 사실을 추가 보고하면 정부 당국자들이 해임될 것”이라면서 “당국이 발병 사례를 축소 보고하고 감염 위험이 있는 이들을 격리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칭다오시 시정부 사무처 천완성 부주임은 중앙 정부가 칭다오에 호흡기, 전염병, 중환자 치료 분야 전문의 8명을 파견해 현지 의료진들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또한 산둥성 보건당국이 칭다오시에 결핵 전문의 9명을 파견했다고 말했다.

천 부주임은 확진자 중 7명은 결핵을 앓고 흉부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했다. 또 전국 위생건강위원회가 완치된 환자의 항체가 들어 있는 혈장 9천 ml를 긴급히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 당국은 주민들에게 이동 자제를 명령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발생한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12일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칭다오시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체 시민 900만명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하기로 했다. | AFP=연합뉴스

다른 도시들도 긴장…칭다오 방문자 격리 조치

칭다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다른 지방정부들도 경계에 나섰다.

베이징(北京)시는 14일 칭다오시 주민들에게 향후 며칠간 베이징 방문 자제를 요구했다.

7일 이내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결과와 건강 QR코드에서 녹색을 부여받았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방문이 가능하다. 녹색은 건강한 상태로 격리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다른 도시들 역시 칭다오 방문 이력이 있는 주민들은 당국에 보고할 것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을 주문했다.

특히 고위험 지역인 칭다오시 스베이구와 리창구를 방문한 주민은 격리 센터로 보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 같은 대응에 현지 주민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염병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더 심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중국 광저우시 출신 리링(가명)씨는 중국 국경절 연휴였던 5일~9일 가족과 함께 칭다오를 방문한 뒤 지난 12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광저우 시정부는 음성 판정을 받은 그녀에게 4032위안(약 68만원)을 지불하고 호텔에서 14일간 추가 격리할 것을 강요했다.

리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칭다오에 방문한 광저우 주민 3명이 같은 호텔에 격리된 것을 봤다”면서 호텔비가 비싸 체크인을 거부했더니 조금 더 저렴한 호텔에서 격리하기로 합의한 후에야 외출해 장을 보거나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는 결백하지만, 무기력하다고 느낀다”면서 “14일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격리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것은 큰 손실이다”고 했다.

또 다른 칭다오 주민 저우나씨는 자신과 친구들 모두 이번 발병 규모가 당국이 인정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히 놀러 갈 엄두가 안 난다. 우리는 외식을 중단했고, 매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다”면서 “당국자들의 반응에 겁이 난다. 진실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