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장 삼각주, 코로나19 재확산에 물류 대란…화물선 발 묶여

2021년 06월 23일 오전 11:11 업데이트: 2021년 06월 23일 오전 11:13

중국의 주장(珠江·주강) 하구의 광저우, 선전, 홍콩·마카오를 연결하는 삼각지대인 주장 삼각주 지역 주요 도시에서 물류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광저우, 선전, 둥관, 포산시 등 4개 도시에서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면서 해당 지방당국은 물론 주변 도시까지 감염을 막기 위해 도로, 공항, 항구를 폐쇄하거나 교통 통제를 강화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제2의 컨테이너항인 선전시 옌톈항은 지난달 21일 항만 근로자 집단 감염 발생 이후 한 달이 넘도록 폐쇄돼 화물 운송에 비상이 걸렸다. 항구 인근 해상은 대기 중인 화물선이 밀렸고, 인근 서커우항과 난산항도 선박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화물선은 아예 대만으로 항로를 돌렸다.

둥관시를 출발한 한 화물트럭 운전자는 인접한 후이저우에 진입할 수 없다며 현장을 영상으로 찍어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이 운전자는 “조금 가고 바로 정체된다”며 “둥관에서 온 차량은 후이저우에 들어갈 수 없다”로 말했다.

이 운전자에 따르면, 광둥성 후이저우시 당국은 둥관에서 넘어온 차량 운전자들에게 둥관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다. 둥관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시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재 둥관시에서 빠져나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검문소에 중국 보건당국이 운영하는 스마트폰 앱 ‘건강코드’에서 코로나19 음성을 확인해주는 녹색코드, 일명 ‘그린패스’를 제시하고 체온 측정에 응해야 한다. 이 때문에 검문소 주변에 차량이 정체돼 한 운전자는 “30분이면 갈 길을 2시간 넘게 걸렸다”고 소셜미디어에서 밝혔다.

21일 선전시 당국은 남아공을 출발해 지난 10일 선전에 도착한 CA868편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중 확진자가 이날 기준 38명으로 확인됐으며, 14일 확진 판정을 받은 공항 역학조사원은 전부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80개국에 확산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과 치명성이 높아 광둥성 지방당국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후이저우시가 둥관, 선전시에서 출발한 운전자와 여행객의 진입을 막고 있는 것도 이미 지역 내 한 아파트단지에 밀접 접촉자가 발생해 폐쇄조치가 내려지는 등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차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검진키트와 시약의 정확성 문제로 인해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완전히 믿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둥관시 주민 장(張)모씨는 에포크타임스 취재진에 “둥관시에서는 현재 4개구가 봉쇄됐고 전역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벌이고 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검진 결과의 정확성이 낮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는 중국이 기부한 마스크와 검진키트의 불량률이 높다고 반송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이어진 당국 ‘공식 발표’에 관한 신뢰성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둥관시 당국이 최근 폐쇄한 구에서는 현지 언론에 ‘학생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났지만, 당국은 1건만 발표했다. 현재 해당 구에서는 약 2만 명의 교사와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 금지됐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7월 1일이 다가오면서, 당국이 감염자수를 ‘0’으로 맞추려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선전시 주민 청(程)모씨는 “공식적으로 며칠 전에 얘기가 나오긴 했다. 광저우 질병통제센터가 20일에 신규 확진자가 (앞으로) 0명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며칠 지나면 그말 그대로 신규 확진자가 0명이 되지 않겠나, 실제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말이다. 당국에서 밝히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광둥성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산 백신의 효능에 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주장 삼각주는 중국의 주요 경제 지역이다. 광둥성 당국은 앞서 광저우, 선전 등 경제 중심지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우선 시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지방당국 내부 문서에 따르면, 둥관시 재확산의 첫 확진자는 중국사 백신으로 2차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선전 공항 역학조사원도 시노팜 백신을 2차까지 접종했다.

선전시 주민 청씨는 “둥관에서도 백신을 접종했고 선전은 더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항 근무자들은 더 그렇다. 브라질 같은 남미 여러 국가에서 중국산 백신을 쓰지 않으려 한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봤다. 내 주변에도 중국산 백신은 안 맞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청씨는 또한 “옌톈 부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두 전체가 봉쇄됐다. 내가 일하는 공장에서도 제품을 출고하지 못해 창고가 꽉 차버리게 되자 직원들을 모두 집에서 쉬도록 해 공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전 공항 항공편이 크게 줄었고 포산 공항은 폐쇄되는 등 주장 삼각주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확대되고 있다.

/류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