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조업, 무역전쟁서 살아남으려 ‘안간힘’

2018년 12월 30일 오후 5:08 업데이트: 2020년 01월 16일 오후 3:08

중국의 경기 둔화는 무역전쟁으로 더 심각해졌고, 미국의 관세 조치에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은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리고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이제 ‘일자리 유지’라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무역전쟁 지속되면 내년엔 소형 가구공장 없어질 것”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중국은 미국의 최대 가구 수출국으로, 113억 달러를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9월 가구를 포함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 10%를 부과했다. 이는 중국의 6000여 개 가구 제조업체에 무역냉각효과(특정 국가의 특정 상품 수입에 급격한 감소를 야기하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그중 대다수는 민영기업이다. 그 영향으로 중국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가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10월 말 약 110만 명으로 줄어 3년 만에 가장 적었다.

장쑤성과 저장성에서 가구공장 두 곳을 운영하면서 직원 600명을 두고 있는 천모씨는 무역전쟁 충격에도 아직은 직원을 해고하지 않았지만, 소규모 공장의 종업원 수를 줄이고 더 큰 공장으로 옮겨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10월 하순에는 다른 가구공장에서 해고된 기술직 근로자 2명을 채용했는데, ‘취업 기회가 적어서’ 임금 요구가 높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한 기업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50~70%이면, 이제는 살아남기 어렵다”면서, “1월 이후 200명 미만의 소규모 제조업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중국은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양측이 3월 1일 이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미국은 3월 2일 0시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부과하는 징벌성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다.

중국 공식 데이터는 영세기업의 곤란 숨겨 

국신(國信)증권의 연구원 동더즈(董德志)는 중국의 소형과 초소형(영세) 기업의 경제 기여도가 현저하며, 일자리의 80%, 기술 혁신의 70%, 국내총생산의 60%, 그리고 세수입의 50%가 이들 기업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운영을 향상시키면 일자리 창출을 도울 수 있다. 이는 고용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영세기업들은 무역전쟁의 충격을 받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한 수치에서 고용시장의 위기감을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이는 노동력 공급에 대한 대기업과 소형기업 간의 현저한 차이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취업연구소(CIER)에 따르면 종업원 수가 100명 이하인 사기업은 올 3분기 고용 공급이 수요보다 적은 반면 대기업은 신청자 1인당 평균 2.87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CIEER는 수출 업종의 3분기 채용 수요가 50%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닝보(寧波)와 쑤저우(蘇州)와 같은 국제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연해도시에서는 신규 일자리 공급 감소폭이 더 컸다.

톈펑(天豊)증권 경제학자 송쉐타오(宋雪涛)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채용 사이트 ‘51jobs’의 취업 통계 데이터를 통해 이 기간 중 일자리가 약 200만 개 줄었고, 이 중 종업원이 50~500명인 사기업이 공기업보다 일자리 감소폭이 컸음을 발견했다.

경제 구제 첫 번째 목표는 ‘취업 안정’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는 충분한 일자리가 없으면 사회 불안을 초래하고 정권을 위협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12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고용안정’을 가장 먼저 언급했는데, 금융과 무역 및 시장 전망보다 중시했다.

무역전쟁이 계속되면서 북경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국무부는 11월 중순 감원하지 않는 회사에 대해 실업보험금을 환급해주고 16~24세 실업자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지방정부에 12월 중순까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명령하는 정책문서를 작성했다.

베이징은 또, 기업가와 영세 사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려 정부 담보대출 15만~300만 위안(약 2430만~4억 8600만 원)을 제공하고 실직한 노동자와 농민공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소기업을 세우도록 지방정부를 독려했다.

미국 콘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의 고급 경제학자인 가오위안은 “베이징이 제조업 사업의 일자리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기업가들의 창업을 장려하려고 한다”며 “말하기는 쉬워도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가오위안은 또 “경제성장이 계속 둔화하면서 베이징 당국은 고용안정과 구조개혁 간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중국의 노동력 시장은 두 가지 불리한 고용 공급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산업 통합과 자동화, 그리고 노동력 원가 상승과 고용시장 참여율 하락이다.

최근 몇 년간 서비스업(특히 영세기업) 취업이 급증하면서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도시의 취업 성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문제는 베이징이 영세 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을 계속 도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의 일부 수치들은 우려스럽다. 11월 구매관리자지수의 서비스업 관련 고용지수에 따르면 지난 2개월간 중국 서비스업의 노동력은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제조업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채울 수는 없었다.

홍콩의 억만장자 리카싱 회장이 세운 글로벌 경영대학원 청쿵상학원(CKGSB·長江商學院)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300명 이상의 동문(주로 서비스업종 사기업 임원)들이 밝힌 지난 두 달 동안 직원 채용 의사가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CIER는 인터넷과 IT 부문의 3분기 일자리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떨어졌는데 이는 화이트칼라 고임금 일자리가 줄었음을 뜻한다고 했다.

일부 소규모 테크놀로지 회사들은 운영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공개채용된 한 임원은 값싼 상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Juanpi.com’이 작년부터 직원들에게 초과 근무를 하라고 요구해 왔다고 폭로했다.

홍콩의 비정부단체 중국노동통신(CLB)에 따르면 중국 고용안정의 리스크 요인 중 하나는 중국 서비스업 근로자들의 반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중국에서 기록된 1444건의 항의 사건 중 238건은 소매업, 224건은 교통운송업과 관련된 것이다.

CLB는 향후 몇 달간 중국의 제조업 둔화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가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더 증폭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공장 퇴직 근로자들이 신흥 서비스업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CLB는 보고서에 이같이 적었다. “이들 신흥 서비스업이 점점 더 많은 제조업 퇴직 노동자를 흡수함에 따라, 우리는 더 많은 파업과 항의 활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 원인은 저임금, 복지 부족, 장시간 근로, 그리고 일자리 보장 결여 등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