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찰풍선, ‘군민융합’ 프로젝트…전쟁 대비 일환

우런샤오(吳人曉)
2023년 02월 12일 오후 4:19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8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관통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미군은 마침내 대서양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했다. 중국군의 은밀한 첩보전과 미군의 즉각적인 응전(應戰)이 대양을 ‘보이지 않는’ 포연으로 뒤덮었다. 중국 당국은 풍선이 기상관측에 쓰이는 ‘민간용 성격’의 비행선(飛艇)이며 미국 영공으로 잘못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중국 군부와 기상 부문의 연원을 캐고 변천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중국 공산당의 이른바 ‘군민융합(軍民融合)’의 음흉한 계획을 엿볼 수 있다.

중국 외교부가 2월 3일과 5일 정찰 풍선에 대해 내놓은 변명에는 “민간용 성격” “기상 등 과학 연구에 사용” “불가항력으로 미국 영공에 잘못 진입한 사건” “완전한 사고” “관련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한다” 등의 키워드가 들어있다.

2월 5일 중국 국방부도 “민간용 무인비행선”이라고 강조했다.

2월 6일 로이터통신은 수십 건의 중국 공산당 문건이 풍선 기술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대한 관심이 급증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또 “‘특수 항공기’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는 인민해방군 연구소의 연구진이 지난해 4월 발표한 논문은 풍선을 군사적으로 유용하게 응용하는 것 중 하나가 적의 방공 시스템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사실 중국 공산당은 군사행동이 아닌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민간용’ ‘기상연구’ 등의 용어를 써왔고, 근년에 와서는 ‘군민융합(軍民融合)’ 개념을 만들었다. 중국 공산당의 기만성과 불량배성이 더욱 음흉한 ‘군사투쟁계획’을 빚어낸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기상 연구는 처음부터 군 통제하에 있었다

기상 부문에 있어서 중국 공산당 정부와 국민당 정부는 다른 발전 과정을 거쳤다. 중국 공산당은 처음부터 기상 연구를 군이 장악했다.

중화민국 시절 중앙기상국은 1941년 7월 1일 출범할 때부터 지구과학 전담기구로 정부 부처에 속해 있다가 대만으로 이전한 뒤 1971년 교통부 산하 기관이 됐다.

반면 중국 공산당 정권 수립 후 출범한 기상 부처는 처음부터 군사기관이었다. 처음에는 ‘중앙군사위기상국(中央軍委氣象局)’으로 불렸다가 정부 부처로 이관됐고, 문화대혁명 기간에 다시 군에 귀속됐다. 그 후 중앙기상국과 총참군사기상국이 분리·통합을 반복하다가 1982년 중앙기상국이 중국기상국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국무원에 귀속됐다.

그러나 총참기상국은 그대로 군에 귀속돼 있었다. 1982년 9월에 총참작전부 산하 부서(부군급)가 됐다가 2003년 총참모부 기상수문국(氣象水文局)으로 개칭했다.

2016년 1월, 중국 공산당은 군 개혁을 하면서 총참모부를 해체하고 중앙군사위 합동참모부를 창설했다. 총참모부 측회도항국(測繪導航局), 기상수문국 등도 해체하고, 일부는 중앙군사위 합동참모부 전장환경보장국(戰場環境保障局)으로 재편해 전장(戰場)의 환경보장 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필자는 하이난대학(海南大學) 홈페이지에서 2020학년도 졸업생 채용정보를 찾아냈다. ‘중국화학공업 주저우고무연구설계원(中國化工株洲橡膠研究設計院)’의 채용공고에 따르면 이 국유기업은 중국화공집단공사 소속으로 중국기상국과 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주:합참부) 전장환경보장국의 기상관측 기구(sounding balloon) 지정 연구생산 업체이다. 이 업체는 ‘국가횃불계획(火炬計劃·Torch Project)’를 중점적으로 수행하는 하이테크 기업이다.

횃불계획은 중국 공산당이 1988년부터 실시하는 고급 신기술 산업 개발 계획이다.

‘중국화학공업 주저우고무연구설계원(中國化工株洲橡膠研究設計院)’의 채용공고에 따르면 이 국유기업은 중국화공집단공사 소속으로 중국기상국과 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주:합참부) 전장환경보장국의 기상관측 기구(sounding balloon) 지정 연구생산 업체이다. | 웹페이지 캡처

중국기상국과 군사위 합동참모부 전장환경보장국은 모두 이 기업을 지정해 풍선을 생산하도록 했다. 미국 상공에 나타난 풍선은 이 업체가 만든 것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풍선을 사용하는 부서는 중국기상국이 아니라 군 기상기관인 전장환경보장국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 기상과학 연구는 국가가 독점하는 분야이며, 앞서 언급한 중국기상국의 변천사에서 중국 군부가 기상과학 연구를 주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진핑이 집권한 후 기상 연구 목적은 ‘전쟁 대비’

시진핑이 2012년 11월 18차 당대회에서 권력을 잡은 이후의 기상 연구 목적은 전쟁에 대비하는 것임이 더욱 명확해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신화통신은 2013년 11월 15일 베이징에서 ‘윈하이(雲海)-2013’이라는 작전명의 ‘전군 기상수문 합동보장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공군이 처음으로 전체 시스템, 전체 요소를 통합 운영하는 대규모 기상·수문 보장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훈련은 총참기상수문국이 주관·실시하고, 난징(南京)군구·광저우(廣州)군구·해군·공군·제2포병기상수문부대와 총참기상수문공간기상총국(總參氣象水文空間天氣總站)이 합동훈련에 참가하고, 국가 및 일부 성·시 기상해양부서가 기상 회의와 합동 보장에 참가한다. 또한 미래의 합동 화력타격, 합동 봉쇄, 연합상륙작전 등 다양한 주요 작전양식을 겨냥해 훈련정보화 조건에서 작전행동과 기상수문의 합동보장에 관한 주요 문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신화통신은 2013년 11월 15일 베이징에서 ‘윈하이(雲海)-2013’이라는 작전명의 ‘전군 기상수문 합동보장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 웹페이지 캡처

2017년 ‘중국기상보’는 1월 24일 중국기상국이 공군참모기상국, 합동참전보국과 협력·논의하여 군·민의 ‘심도 있는 융합 발전’을 촉진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류야밍(劉雅鳴) 중국기상국장이 추이롄칭(崔廉清) 공군참모부 기상국장, 쉐구이장(薛貴江) 합참 전장환경보장국장과 잇달아 간담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이는 군사위 기상부처가 전장환경보장국으로 개명했지만 각 군종에 공군참모부 기상국 등 기상국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이 협력의 중심을 군·민의 ‘심도 있는 융합’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7년 ‘중국기상보’는 1월 24일 중국기상국이 공군참모기상국, 합동참전보국과 협력·논의하여 군·민의 ‘심도 있는 융합 발전’을 촉진했다고 보도했다. | 웹페이지 캡처

항공교통관제위원회의 변천과 ‘군민융합’의 비밀

이번 정찰 풍선 사건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이 풍선이 중공 당국의 주장처럼 ‘민간용’이라 하더라도 항공 관리 부서의 지원 없이는 전 세계를 날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풍선 비행과 관련된 중국 항공교통 관리 부서도 사실 군 부문에서 나온 기구이다.

원래 국무원과 중앙군사위가 공동 관리하는 항공교통관제위원회판공실(국가공관위판공실)은 국무원 기구로, 2016년 군 개혁 이전에는 총참모부 작전부에 설치됐고, 총참기상국과 같은 부서에 속한다. 2016년 군 개혁 이후 총참모부 작전부는 중앙군사위 합동참모부 작전국으로 바뀌었다. 2020년에는 중앙항공교통관리위원회판공실을 설치하고 국가항공관리위원회판공실을 폐지했다.

2021년 개편된 후의 중앙항공교통관리위원회는 한정(韓正) 당시 상무부총리가 주임을 맡았다. 구성원으로는 진좡룽(金壯龍) 당시 중앙군민융합판공실 상무부주임, 차이젠장(蔡劍江) 당시 중앙항공관리판공실 주임, 딩쉐둥(丁學東) 당시 국무원 상무부비서장, 펑정린(馮正霖) 당시 교통운수부 부부장 겸 중국민항국 국장이 있었다.

중앙군민융합판공실 상무부주임은 중국공산당 군민통합의 주역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진좡룽이 지난해 공업정보화부(工信部) 부장에 올랐다는 점이다. 새로운 중앙군민융합판공실 상무부주임은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 회장, 중국 최대 조선업체 중국선박그룹(CSSC) 회장을 역임한 레이판페이(雷凡培)라는 소문이 인터넷에 돌고 있다.

재신망(財新網)은 지난해 8월 20일 중국선박그룹 당서기이자 회장인 레이판페이의 프로필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조용히 삭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레반페이 거취 관련 소식은 2022년 8월 홍콩 매체 동망(東網) 기사에서 그가 이미 중앙군민융합판공실 상무부주임에 임명됐다고 언급한 것뿐이다. 그러나 이를 확인할 공식 정보는 없다.

2022년 8월 홍콩 매체 동망(東網)의 논평 기사에서 레이판페이(雷凡培)가 이미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판공실 상무부주임에 임명됐다고 언급했지만, 관련 공식 보도는 없었다. | 동망 웹페이지 캡처
재신망(財新網)은 지난해 8월 20일 중국선박그룹 당서기이자 회장인 레이판페이의 프로필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조용히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 재신망 웹페이지 캡처

군민융융합은 중국 공산당의 음흉한 군사 계획으로, 중국 내에 있든 해외에 있든 이른바 민간기업은 대부분 국가 기업이거나 군 기업이며, 심지어 민병대와 어선도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공격하면 대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미국으로 날아간 풍선처럼 민간용이라고 우기든 기상과학 연구용이라고 해명하든 실제로는 군사용이다.

중국기상국 국장 경질은 ‘쇼’에 불과

중국 공산당의 정찰 풍선 사건이 발생한 후인 지난 3일 중국 국무원은 좡궈타이(莊國泰) 중국기상국 국장을 해임했다. 앞서 1월 18일 장궈타이는 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자 간쑤성 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으로 ‘선출’됐다. 좡궈타이는 부부장급인 기상국장에서 부장급인 성(省)급 정치협상회의 주석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정협은 오래전부터 한직, 2선 직위였고, 또 좡궈타이는 간쑤(甘肅)성과 아무런 연고가 없어 이번 인사 이동은 좀 이상하다.

1962년 4월 푸젠성 취안저우(泉州)에서 태어난 좡궈타이는 오랫동안 국가환경보호총국(이후 생태환경부로 변경)에서 일했으며, 생태환경부 부부장을 거쳐 2020년 12월 중국기상국 당서기, 2021년 1월 중국기상국 당서기 겸 국장으로 임명됐다.

좡궈타이는 국무원 차관급 관료로, 오는 3월 열리는 양회(兩會)에서 국무원 임기 만료로 교체될 상황인데도 조기 해임됐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미국에 보여주기 위해 책임자를 경질한 것처럼 ‘쇼’를 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사건의 책임은 중국기상국이 아니라 중공군의 기상과학 연구기관이 져야 한다고 본다.

이 정찰 풍선을 생산한 업체(중국 화학공업 주저우고무연구설계원 등)든 사용한 기관(군 기업, 또는 민간기업의 간판을 건 군 기업)이든 모두 군에 속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대외적으로는 ‘민간용’이라고 잡아떼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국무원 기상국장을 파면한 것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그에게 품계를 올려준 것은 단지 그가 당을 위해 헌신한 데 대한 위로일 뿐이다.

현재 미국은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에 탑재된 장비를 수거·분석하고 있다. 약간의 수확이 있을 것으로 믿지만, 중국 공산당이 풍선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지난 수년 동안 추진해온 방대한 ‘군민융합’ 프로젝트의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전 세계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각국의 군사연구기관들은 이번 중공 정찰 풍선 사건을 계기로 중공의 ‘군·민 융합술’ 연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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