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기기증 대회 열고 논란 잠재우기 ‘안간힘’

He Min
2016년 10월 20일 오후 5:45 업데이트: 2024년 01월 20일 오후 11:18

불법 장기적출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당국이 최근 국제 장기기증대회를 열고 관련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6 중국 국제장기기증대회’에서 황제푸(黃潔夫) 중국장기기증·이식위원회 주석은 2015년부터 중국은 사형수 장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기증된 장기만을 사용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황제푸는 장기이식 시스템에 부패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시인했다.

그는 앞서 한 캐나다 환자가 중국 무장경찰 병원에서 사형수 신장을 이식 받았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해당 의사와 병원은 이미 장기이식 수술을 할 수 없도록 면허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황제푸는 이런 사례가 개별적인 사례인 것처럼 설명했지만 오히려 빙산의 일각을 드러낸 셈이었다.

중국 언론들은 국제보건기구(WTO), 세계이식학회(TTS) 등 조직의 전문가들이 이번 대회에 참석해 중국 장기이식 체계의 개혁을 높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양심수 장기적출 근절’ 여부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

장쩌민 국가주석 재임 시절 중국 위생부 부장을 역임했던 황제푸는 중국이 사형수 장기를 강제 적출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처음에는 극력 부인하다가 지난 2005년에는 공개 시인했다. 6년 후 발표한 논문에서도 그는 90%의 장기가 사형수 장기라고 밝혔다.

이번에 환구시보 등 중국 언론들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그동안 나왔던 에포크타임스와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폭로성 보도를 부인하는데 주력하면서 “해외 적대세력의 모함”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중국문제 평론가 헝허(橫河)는 “지난 8월 홍콩에서 열린 국제장기이식대회 때만 해도 황제푸는 해외 언론의 추궁에 궁지에 몰렸다”며 “이번에 중국에서 관련 회의를 열고 원하는 언론사들만 참석시켜 원하는 목소리를 냈는데 이는 나치와 같은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독일 나치는 국제적십자회를 초청해 아우슈비츠 유태인 수용소를 참관하게 했다. 당시 수용소에서는 한 유태인 소녀에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하는 등 평화로운 모습을 연출했는데, 이 소녀는 나중에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포크타임스가 당초 중국 랴오닝성의 강제노동수용소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을 감금하고 장기적출 만행을 벌이고 있다고 폭로하자 중국 당국은 수용소를 토끼가 뛰노는 공원으로 꾸며놓고 외신 기자들을 불러 참관하게 한 바 있다.

헝허는 “장기이식에 관한 회의가 중국에서 열리면 기자들은 자유롭게 취재할 수 없고, 인권단체는 항의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검열된 정보와 가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