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구진, 예측모델 돌렸더니…“우한시, 무증상 감염자 60% 활보”

한동훈
2020년 04월 2일 오후 12:58 업데이트: 2020년 04월 3일 오전 10:45

우한시의 중공바이러스(우한폐렴) 무증상 감염자의 60%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추정된다는 중국 연구팀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현지매체 신문주간(新聞週刊)은 최근호에서 화중과기대 공중위생대 학장 우탕춘(鄔堂春) 박사 연구팀이 빅데이터에 기반한 ‘예측모델’을 구성해, 이 같은 결과를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우 박사팀은 우한시 보건당국의 ‘법정 전염병 집계시스템’에 지난 2월 18일까지 보고된 2만5961건 확진사례를 기반으로 현재 세계 각국에서 사용하는 최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예측모델’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결과는 이달 6일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매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됐고, 20일에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가 우 박사팀 데이터를 인용 보도했다.

우 박사팀은 “가장 낮춰잡았을 때, 우한시의 무증상 감염자 최소 59%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바이러스가 후베이성에서 빠르게 퍼지고, 이제는 전 세계로 퍼진 이유가 아마 이것 때문일 수 있다”이라고 밝혔다.

무증상 감염자는 아무런 증상이 없거나 미약하지만 체내에 바이러스를 지닌 감염자를 가리킨다. 무증상 감염자는 보건당국의 방역망을 뚫고 많은 사람을 감염시키는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어 방역 성패를 좌우한다.

그로 인해, 세계 각국 연구진은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우 박사팀은 실제로 역학조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 이유에 대해 “무증상 감염을 연구하려면 대규모 샘플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샘플을 새로 직접 모으려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 인력이 필요하기에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상하이 푸단대 공공위생학원 장칭우(姜慶五) 원장 역시 “할 수만 있다면 전 재산을 털더라도 해야 한다”며 대규모 샘플 채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육군 바이러스 연구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이번 연구가 중국정부의 막대한 지원으로 성사됐을 수 있다고 짐작했다. 중국정부가 오는 8일 우한 봉쇄 해제를 예고한 가운데, 의학적 근거를 수집하려 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의 ‘무증상 감염자’ 기준은 일반적인 세계 기준과 다르다. 확진판정 기준이 매우 느슨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정부의 확진판정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기준과는 차이가 있다. WHO는 증상이 없어도 검사결과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진으로 판정한다. 한국 질병관리본부 역시 이 기준을 따른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까지 확진판정 기준을 3차례 변경했다. 가장 최근 기준인 4차 방침에 따르면 핵산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증상에 따라 ‘확진’과 ‘무증상’으로 구분한다. 즉, 무증상은 확진에서 제외된다.

이번 우 박사팀 연구에서 ‘우한시에서 발견되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 59%’라는 예측은 오락가락한 판정기준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천빙중(陳秉中) 전 중국 건강교육연구소 소장은 에포크타임스에 “핵산검사에서 양성을 나타내면 확진으로 판정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당국은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통계에서 제외시켰다”고 말했다.

천 소장은 “그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상당할 것이다. 이들은 걸어다니는 병원체가 된다. 가는 곳마다 바이러스를 퍼뜨린다”고 지적했다.

후베이성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는 4월 8일로 예정된 우한봉쇄 해제가 제2차 감염병 확산을 불러오리라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후베이성 치춘(蕲春)시에 거주하는 가오(高)모씨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1월말 지역병원을 갔다가 한 아이가 무증상으로 죽은 걸 목격했다. 그후로도 무증상 사망자들이 여럿 나왔다. 봉쇄가 풀려도 멀리 외출하지 않겠다”고 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5일 후베이성 봉쇄를 해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요도시에 있는 직장으로 복귀하는 후베이성 주민은 약 20만명으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도시에서는 이들의 진입에 대비해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