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서 “도시 평가에 ‘장기 기증률’ 포함” 제안

이윤정
2021년 03월 8일 오후 9:25 업데이트: 2021년 03월 8일 오후 9:25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도시 평가 기준에 ‘장기 기증률’을 포함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개막한 중공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폐 이식의 1인자’인 천징위(陳靜瑜) 중공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가 “장기 기증 활성화를 위해 장기 기증률을 도시 평가 기준에 포함하자”는 의안을 제출했다.

장쑤성 우시(無錫) 인민병원 폐 이식 전문가인 천 부원장은 “중국은 인구가 많고 환자 수가 많아 심각한 장기 부족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에 장기 기능 저하로 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연간 약 30만 명에 달하지만, 장기 이식을 받을 기회는 1만 명 남짓으로 3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공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장기 기증’을 ‘3급 갑(병상 수가 500 베드 이상의 종합병원)’ 병원 평가 기준의 하나로 이미 채택했다. 

천 부원장은 이 기준이 모든 병원에 적용되지는 않았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장기 기증을 활성화하려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시를 평가할 때 장기 기증률도 기준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천 부원장의 발언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사람의 말이 아니군!”, “장기기증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평가 기준으로 삼으면 변질된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천징위는 우시 인민병원 흉부외과 주임으로, 국제 심폐이식학회 회원이자 중화장기이식학회 위원이며 중국 폐 이식 1인자다. 

지난 2018년 3월 한 중국 매체에 따르면 천징위는 2002년 9월 첫 폐 이식을 시작으로 16년간 무려 600여 건의 폐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이 수치는 중국 폐 이식수술의 70%에 해당한다. 그가 이끈 우시(無錫)시 인민병원은 세계 3대 ‘폐이식센터’에 들어갔다.

천징위는 중국의 장기 기증이 크게 부족하다고 말했지만, 그는 2018년 중공 양회 기간인 3월 3~7일 나흘 동안에도 베이징에서 폐 이식 수술 3건을 연달아 집도했다. 하루에 한 건씩 이식한 셈이다.

앞서 중문 에포크타임스 기자는 천징위가 속한 우시 인민병원의 장기 이식수술에 필요한 이식용 폐는 필요한 만큼 공급됐다는 사실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발견했다. 

천징위의 개인 웨이보에는 “사형수의 장기를 사용할 수 없게 돼 걱정했지만, 지금은 폐 이식을 3일에 1건이나 할 수 있다. 이전보다 더 바빠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천징위는 지난해 3월 1일 중국 언론에 “폐 이식 수술은 일반적인 수술로 2~3일 만에 한 건씩 집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1천여 건의 폐 이식 수술을 완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하버드대에서 의학 연구를 했던 왕즈위안(汪志遠)은 전 세계에서 장기 이식이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도 폐 이식은 보통 2~3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폐 이식은 다른 장기에 비해 조건이 훨씬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생체 폐 이식은 총 2명의 기증자가 필요해 더 드물게 이뤄진다.

하지만 천징위 의료진은 이식에 적합한 폐를 찾는 데 3~4일밖에 걸리지 않아 비정상적으로 빠른 응급 이식이 가능했다.

그동안 “중공에는 언제든지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장기를 적출할 수 있는 방대한 장기 뱅크가 존재한다”는 보도가 여러 번 있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파룬궁박해 국제추적조사기구(WOIPFG)’는 2014년 조사 보고서를 내고 중공이 살아 있는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를 적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생체장기적출에 가담한 병원과 의료진 명단을 공개했는데 우시 인민병원과 천징위, 정밍펑, 우보 등 의사들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