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페이 등 온라인 플랫폼서 예금 상품 퇴출…300조원 회수

류지윤
2021년 01월 30일 오후 4:20 업데이트: 2021년 01월 30일 오후 5:47

중공 은행 시스템의 자금 사정이 급해진 가운데 중국의 많은 인터넷 플랫폼이 지난 25일 신규 고객과 관련해 은행 예금 상품을 전부 철회했다.

이 플랫폼들에 있는 약 2조 위안(약 346조원)의 예금은 중공 중앙은행과 각 은행에서 ‘집중 예탁’하게 됐다.

중공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와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 15일 ‘인터넷을 통한 시중은행의 개인예금 업무 규제에 관한 통지’를 공동 발표하며 “상업은행은 비(非)자영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정기예금과 당좌수의예금 업무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25일 저녁 알리페이, 징둥금융, 디디금융, 톈싱금융, 두샤오만금융(기존 바이두금융) 등 인터넷 플랫폼의 은행 예금 관련 상품들이 전면 퇴출당했다.

이들 플랫폼의 신규 가입자는 시중은행의 예금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게 되고, 기존 고객은 해당 은행과 직접 후속 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번 조치는 당초 지난해 12월 시작됐지만, 당시 플랫폼에서는 신규 예금 상품만 중단해 이미 상품을 보유한 고객은 지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은 구매한 은행 예금에 대한 신규 구매를 늘릴 수 있다.

당시 앤트그룹이 12월 18일 제일 처음으로 알리페이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은행 예금상품 구매 업무를 폐쇄하자 다른 플랫폼들이 뒤따랐다. 예를 들어 징둥금융은 12월 20일 공고를 통해 “상위 인터넷 예금상품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해당 상품의 신규 구매를 중단한다”며 “해당 상품은 이미 구매한 고객만 볼 수 있으며, 이미 해당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중 관리”되는 약 2조 위안 예금

중타이증권(中泰證券)의 분석가 다이즈펑(戴志峰)팀의 2020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플랫폼의 예금 규모는 대략 1조~2조 위안에 달한다.

중공 중앙은행은 일주일 전 (22일) ‘비(非)은행 결제 서비스 플랫폼 고객 예탁금 관리 방법’을 발표하며 ‘독점적’이라는 이유로 비은행 결제 서비스 플랫폼에 예금 전액을 중앙은행과 특정 상업은행에 집중 예치하도록 했다. 중앙은행은 비은행 결제 서비스 플랫폼이 “결제 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인정받으면 해당 플랫폼을 분리할 수 있다.

알리페이의 경우, 알리페이는 최근 ‘은행 카드 대금 환전’ 기능을 새로 선보였는데, 이 기능이 바로 ‘결제 서비스 플랫폼 예금 집중 예탁 계좌’에 속하며, 기존의 ‘거액 충전’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대량 이체 및 충전 가입자를 위한 기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충전 방식은 알리페이에서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의 모바일뱅킹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은행은 ‘결제 서비스 플랫폼 예치금 집중 예탁 계좌’를 선택하고, 지점은 ‘알리페이-예치금 계좌’를 선택하는 식이다. 예금주는 결국 자기 은행 카드에 있던 돈을 알리페이의 ‘예금 집중 예탁 계좌’로 옮기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비은행 결제 서비스 플랫폼 고객 예탁금 관리 방법’에 따르면 예금주는 사실상 자신의 돈을 “전부 중앙은행이나 특정 상업은행에 집중 예탁”하게 되는 것이다.

돈 없어 유동성 부족한 중공은행

허베이대 금융학자 쑨따리(孫大力)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외국 자본이 중국에서 빠져나가고, 저축이 해마다 줄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이 인터넷 금융 플랫폼을 폐쇄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은 그만큼 유동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인터넷 금융 플랫폼이 생긴 뒤 중공은 줄곧 민간의 저축량이 엄청날 거로 생각했을 것이다. 중국인은 저금을 좋아하니 말이다. 이 엄청난 저축량을 시중 유동자금으로 만들어야 수확이 좀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하지만 사실 중국의 저축량은 2004년 이후 급격히 떨어졌다. 중국 국민의 평균 저축액은 5만여 위안으로 일반 국가보다 적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8월 초 “중공 중앙은행은 5천억 달러가량의 유동성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화요일이었던 26일 중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자금 사정이 빡빡한 것과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새해가 다가오면서 시장은 중공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유지하거나 순 투입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최근 유동성이 현저히 조여졌다.

흥업증권(興業證券)의 뤄위농(羅雨濃) 애널리스트는 “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통화 긴축 태도를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이 기사는 장위제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