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쓰레기통으로” 폭언에 리투아니아 의원 “거기엔 이미 공산주의” 응수

류정엽 객원기자
2021년 12월 23일 오후 8:33 업데이트: 2021년 12월 24일 오전 9:46

중국이 친대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리투아니아를 ‘쓰레기’ 취급했다.

중국은 최근 수교국 리투아니아의 자국 주재 대사관을 대표부로 강등했고, 안전 문제를 우려한 베이징 주재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은 귀국했다. ‘공관’(公館)이 ‘공관’(空館)이 된 가운데 양국 간의 관계가 당분간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리투아니아에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자오 대변인은 “리투아니아가 국제사회에서 노골적으로 ‘일중일대’(一中一台·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를 만들고 있다”며 “중국과 리투아니아의 정치적 약속 위반은 필연적으로 멸시와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대변인은 이어 “리투아니아는 배신하고 의를 저버리고 정의의 반대편에 섰다”며 “결코 좋은 결말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리투아니아의 어떤 이들과 어떤 세력은 대만독립분열세력과 의기투합해 어둠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다”며 “결국 역사의 쓰레기 더미로 쓸려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만우호단체 의장 마타스 말데이키스(Matas Maldeikis)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공산주의가 이미 거기(쓰레기 더미)에 있다”며 “아이러니하다”고 받아쳤다. 그는 해시태그로 “대만과 함께한다”(Stand With Taiwan)를, 리투아니아와 대만 국기 그리고 대만을 상징하는 파인애플 이모티콘을 넣었다. 대만산 파인애플은 올해 중국으로부터 수입 금지 조치를 당하면서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는 상징으로 거듭났다.

대만우호단체 의장 마타스 말데이키스(Matas Maldeikis) 의원 트위터 | 화면 캡처

친(親) 대만파 말데이키스 의원은 지난 11월 하순 발트해 3국 대표단 대표로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불만을 산 바 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전 총편집인은 11월 30일 “대만이 돈 써서 초청한 싸구려 정치 연기자”라고 비판했다. 말데이키스 의원은 이에 “시진핑이 보낸 ‘광대’”라며 중국을 ‘코미디 인민공화국'(The People’s Republic of Comedy)이라고 비꼬았다.

리투아니아는 대만과 상호 대표처 개설에 합의한 후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리투아니아는 22일 열린 대만 타이베이국제식품전에 사상 처음으로 참가해 대만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양측은 반도체, 우주 위성, 의약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리투아니아는 내년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대표단을 대만에 파견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중국과 수교 중인 리투아니아는 대만이 자국에 ‘대만’으로 표기한 대표처를 설립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에 화가 잔뜩 난 중국은 자국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를 초치 조치하고 대사관을 대표처로 강등하는 한편 리투아니아에 경제무역 방면에서도 압력을 가했다. 리투아니아도 자국 외교관을 소환 조치했다. 리투아니아 외교부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주중 중국대사관 임시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21일 미 국무부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잉그리다 시모니테(Ingrida Šimonytė) 리투아니아 총리와 연락했다고 밝혔다. 최근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블링컨 장관은 리투아니아 측에 중국 공산당의 협박에 맞서 돕겠다고 입장을 거듭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리투아니아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철갑처럼 단단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외교, 경제적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유사한 생각을 가진 국가들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어우장안(歐江安)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미국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어우 대변인은 “집정 후 줄곧 대만을 지원한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과 리투아니아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지지했으며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오만한 위협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우 대변인은 “대만은 민주주의의 성공 사례이자 유사한 생각을 가진 모든 국가와 실질적이고 우호적인 발전을 계속 촉진하는 한편 호혜적인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며 “대만은 독재체제의 위협에 대응하고 민주주의와 자유 체제를 공동으로 방어하는 리투아니아를 완전히 지원하기 위해 미국 및 민주 진영의 다른 파트너들과 권위주의 정권의 위협에 맞선 적극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