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 방역 일선 실무집단 줄사퇴…“체제 내 저항의 시작”

김정희
2022년 04월 13일 오후 3:44 업데이트: 2022년 04월 13일 오후 3:51

코로나 19 확진자 급증으로 봉쇄 중인 상하이 지역사회 주민들의 코로나 검사, 생활 물자 전달 등의 실무를 전담하는 주민 위원회 관계자들의 사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 방역으로 중국 공산당의 중앙 집권이 극에 달한 가운데 체제 내 말단 구성원들의 반항이 일어나고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에서 지역사회 주민 위원회(주민회)는 국가 예산으로 운영하는 준정부기관이며 모든 주민회에 공산당 당 지부가 설치돼 있다. 주민회는 중국 공산당의 방역 정책을 일선에서 조율하는 실무조직이다.

지난 7일 상하이 푸둥지역 엑스포 상권의 한 아파트 단지의 주민회 당 지부 서기 우 씨의 사직서가 외부로 유출됐다.

우 씨의 사직서에 따르면 그가 재직 중인 주민회의 직원들은 지난 24일부터 15일 동안 사무실에 머물면서 아파트 입주민 1847명의 각종 민원을 처리해왔는데 한계에 달했다.

그는 사직서에 “봉쇄 해제 날짜에 대해서는 우리도 모른다”며 약이 떨어져 건강이 위협받는 주민, 위독통지서를 받고 입원해야 하는 주민, 항암치료와 (만성 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이 필요한 주민, 위독 증상이 나타나 120구급차를 기다리는 주민 등을 마주하면서 “할 수 있는 건 계속해서 상급 기관에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부탁하고 울면서 120에 전화하는 것뿐이었다”고 했다.

우 씨는 “우리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남편이고 부인이다. 우리도 감정이 있고 마지노선이 있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 무력감만 느낀다”고 했다.

상급자가 명령을 내리면 주민회는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 하지만 우 씨는 “무리한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한 번도 핵산 검사 현장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들은 일선 실무자들도 감염될 위험이 있고 또 잠잘 시간이 없다는 것도 모른다”고 했다.

9일 푸둥 지역의 싼린진 한청이라는 아파트 단지의 주민회 직원들도 사퇴 의사를 밝히는 공개서한을 입주민들에게 보냈다.

그들은 “3월 17일부터 24일 동안 사무실을 지키면서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요청에 적극 협조하고 입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했다. 하지만 우리도 일만 하는 기계가 아니어서 더 이상은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떠나기로 했다. 미안하고 고마웠다”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에포크타임스 기자가 한청 주민회에 여러 번 전화를 걸어 통화를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근처 런원 아파트 단지 주민회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 중 “확실히 압력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다음 날인 10일 푸둥 지역 차이위챠오 지하철역 인근에 있는 한 주민회 관계자가 지난달 18일부터 겪은 일을 정리해 웨이보에 올렸다.

이 글에 의하면 해당 주민회 담당 지역 입주민들은 30일 전까지 7차례 전원 핵산 검사를 했는데 인근 모든 아파트 단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주민회 직원들 중에도 확진자가 나왔다.

그는 “아파트 단지의 방역 구멍이 예상보다 훨씬 크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다. 주민회조차 집단 감염될 정도로 구멍이 크다. 그러나 상급 부서는 우리가 보고한 상황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세워주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그는 그사이 아파트 단지는 식량 공급난, 외출 금지, 검사 등으로 인해 혼란에 빠지고 민원이 끊기지 않았다며 “가장 한심한 건 낮은 방역 능률과 어려운 민생이 아니라 연이은 기만과 기약 없는 기다림이었다”고 주장했다.

상하이의 여러 주민회 임직원의 잇따른 사직 소식과 관련해 시드니과학대학 중국문제전문가 펑충이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 체제 안에서 특권을 누리기 위해서는 아무리 황당하고 잔인한 명령도 가차 없이 집행해야 했던 말단 ‘관리’들이 하나둘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또 “시진핑 공산당 주석이 권력과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대가도 치러야’ 한다고 외치는데도 공산당 조직 말단 구성원들이 반발하기 시작한 것은 중국 공산당의 정권 유지가 임계점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