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교협회장 성폭행 추문으로 해임

구칭얼(古清兒)
2018년 08월 17일 오후 2:05 업데이트: 2023년 08월 26일 오후 9:23

여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최근 고발당한 중국 불교협회장이 지난 15일 중국 당국에 의해 공식 해임됐다.

이번 결정은 8월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불교협회이사회 회의에서 발표됐다. 이로써 불교협회장을 맡았던 스쉐청(釋學誠·52)은 회장, 상무이사,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부회장이 임시로 업무를 대행하기로 했다.

불교계 소식통에 따르면, 사퇴와 함께 스쉐청은 3대 사찰인 광화(廣化)사 파먼(法門)사 룽자칭(龍家青)사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뿐만 아니라 해임 발표를 이틀 앞둔 지난 13일 그는 베이징 관계자에 의해 푸저우에 위치한 작은 집에 연행됐으며 현재 “두문불출하며 과오를 뉘우치는 중” 에 있다고 한다. 당국의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진 상태다. 소식통은 또 천년 역사를 지닌 베이징 룽취안사는 현재 이미 폐쇄됐으며 많은 승려들이 이곳을 떠났다고 전했다.

발단은 지난 8월 1일, 중국 인터넷상에 스쉐청과 관련된 95페이지 장문의 고발장이 유포되면서다. 그를 고발한 사람은 셴자(賢佳)와 셴치(賢啓) 법명의 여승 2명으로, 이들은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칭화(淸華)대에서 엔지니어링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출가해 룽취안사에서 10년 이상 수행하며 사찰도감 소임을 맡아왔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스쉐청이 평소 여러 명의 여제자에게 성희롱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성폭행을 일삼았으며 여러 수단을 이용해 정신적으로 여제자를 통제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증거를 함께 제시했다.

또한 사찰이 무허가 건축을 진행하고 증축에 써야 할 거액의 자금이 증발했으며 분원 사찰에서 보내온 송금이 개인 계좌로 이체되는 등 자금 흐름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점도 지적하며 여기에 스쉐청이 관련됐다고 고발했다.

이튿날 2일 국가종교사무국은 고발 사건과 관련해 “고발 자료를 이미 받았으며 조사 및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3살에 유명 사찰의 주지가 된 이후 줄곧 성공가도를 달려온 스쉐청은 해임되기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을 포함해 중국 불학원장, 중국 종교계 평화위원회 상무 부주석, 푸젠성 불교협회장, 푸젠성 불학원장, 푸젠 푸톈 광화사(莆田廣化寺) 주지, 산시성 푸펑(扶風) 법문사 주지, 베이징 룽취안사(龍泉寺) 주지 등의 수많은 직함을 가지는 등 한때 중국 불교계의 유명한 승려였다. 지난 3월에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민족종교위원회 부주임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젊었을 때 당시 불교협회장이었던 ‘정치승려’ 자오푸추(趙朴初)의 비서를 맡은 경력이 있는데, 중국공산당 지하당원 출신인 자오푸추는 공산당의 명령에 복종하며 장기간 불교계를 어지럽히는 역할을 충실히 해온 인물이다.

중국 당국에 의해 크게 유명해진 스쉐청 또한 중국공산당 전 당수 장쩌민을 추종해 파룬궁 수련단체에 대한 박해에 적극 가담하는 등 스승의 뒤를 이어 ‘정치승려’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파룬궁을 모독하고 비방하는 글을 불교계와 언론에 자주 게재해 ‘파룬궁박해 추적조사 국제조직’의 악인명단에 수차례 오른바 있다.

이번 사건의 제보자 중 한 명인 셴치는 앞서 CNN방송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더 많은 증거를 제출했고 현재 정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박학 대명사로서의 주지의 형상이 나의 머릿속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남은 것은 두려움뿐이다. 그(스쉐청)는 승려 복장을 한 악마였다”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