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드론 기업, ‘허위 계약으로 수익 조작’ 의혹…주가 급등락

이윤정
2021년 02월 19일 오전 10:06 업데이트: 2021년 02월 19일 오전 10:06

중국 드론 기업 이항(Ehang·億航)의 주가가 하루 만에 60% 이상 폭락했다가 다음 날 다시 급등하는 등 요동치고 있다.

이  기업이 허위 계약으로 수익을 조작했다는 부정적 내용의 보고서가 나온 직후의 일이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중국 드론 제조업체인 이항 홀딩스의 나스닥 주가는 전날보다 주당 62.69% 떨어진 46.3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다음 날 67.88% 반등해 77.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항은 대형 드론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항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K-드론관제시스템’ 비행 실증 행사에 참가했다. 당시 유인용 드론 택시를 선보이며 드론에 관심 있는 국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투자정보기업 울프팩리서치는 16일 공매도 보고서를 내고 “이항이 고객과 가짜 계약을 체결하고 수익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울프팩은 이항이 이러한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투자 가치를 끌어올렸다며 이항을 “추락해 불타 없어질 운명”이라고 혹평했다.

보고서는 이항과 계약을 맺은 중국 쿤샹(Kunxiang·鵾翔)이라는 기업이 이항과 계약을 맺기 9일 전에 설립됐다며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실체 없이 서류상 이름만 존재하는 회사)였다고 주장했다. 

울프팩은 쿤샹의 사무실 내부 사진 및 영상, 통화 녹음, 현장 영상 등 광범위한 사기 증거를 수집했다며 이항이 쿤샹과 허위 계약을 체결했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쿤샹의 웹사이트에는 3개의 주소가 등록돼 있는데 이 중 하나는 호텔이다. 또 다른 주소는 13층으로 돼 있지만, 실제 건물은 11층짜리 건물이었다. 나머지 주소지에도 방문 당시 평일이었는데도 직원 한 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전했다. 

쿤샹은 이항과 4억 5천만 위안(약 773억 9천만 원) 규모의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울프팩은 쿤샹이 등록한 자본금은 1천만 위안(약 17억 원)에 불과해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항은 울프팩 보고서가 근거 없는 거짓이라며 2019년 미국에 상장된 이후 나스닥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이항의 드론 기술이 큰 관심을 끌면서 이항 주식을 대거 사들인 국내 일부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