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영상 검열법’ 시행…100가지 콘텐츠 유형 금지

캐시 허
2019년 01월 18일 오후 3:33 업데이트: 2019년 10월 27일 오전 9:29

중국 정부는 공산당 지도부를 패러디한 영상부터 ‘배금주의’를 부추기는 영상까지 광범위한 콘텐츠를 금지하는 새로운 검열법을 시행했다. 이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중국 SNS에서의 언론 자유를 억압하고자 하는 정부 차원의 최근 행보로 볼 수 있다.

중국 최대 정부 지원 인터넷 협회인 중국 인터넷 방송 협회(CNSA)는 지난 1월 9일, 삭제 대상이 되는 영상 콘텐츠 유형 100가지를 상세히 발표한 바 있다.

공개된 콘텐츠 유형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정치 관련 주제로, 타이완, 홍콩, 티베트, 혹은 신장 독립을 지지하는 콘텐츠, 중국 지도부, ‘개혁 개방’ 경제 정책이나 ‘중국식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콘텐츠, 그리고 중국 국가를 패러디한 콘텐츠 등이 포함된다.

중국 지도부의 이미지를 비방하는 콘텐츠도 금지됐는데, 여기에는 프린팅된 공산당 지도부의 이미지 옷을 입고 다니면 처벌받는다. 당 지도부의 연설을 편집하거나 이를 짧은 동영상 클립으로 만드는 행위도 금지됐다.

시위나 사회적 불안과 관련된 뉴스도 ‘사회적 안정감을 해치는’ 콘텐츠로 간주해 이들에 대한 언론 보도를 자제시키는 방식을 통해 금지됐다.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100가지 금지 콘텐츠 유형 자료에는 중국군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에는 ‘지나친 과장’, ‘배금주의’ 추구,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하여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가 느끼는 낙담이나 절망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슬로건이 담긴 것도 포함돼 있다.

신기술을 겨냥한 검열

이번 검열법은 정부 인터넷 검열 프로그램인 그레이트 월(Great Firewall)의 막강한 통제 속에서도 약 8억 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중국 SNS상에서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단속하기 위해 중국이 취한 최근의 조치로 볼 수 있다.

예술가 및 작가의 자유로운 표현을 지지하는 ‘펜 아메리카(PEN America)’에 따르면, 이번 검열법은 SNS의 새로운 발전에 발맞추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라이브 스트리밍 사이트의 콘텐츠를 검열했던 지난 2016년 규제안을 떠올리게 한다.

펜 아메리카 부회장 제임스 타고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특정 유형 미디어의 인기가 치솟을 때 인터넷 규제 기관은 새로운 법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새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의 인기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틱톡으로 알려진 바이트댄스의 도우인, 그리고 콰이쇼우는 이 업계를 대표하는 중국 최대 업체로,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억 명을 넘는다. 이용자들은 음악과 화면 효과를 넣어 만든 짧은 동영상을 시청하기도 하고, 이를 직접 제작해 게시하기도 한다.

타고는 SNS상에서의 콘텐츠 통제는 중국 당국이 자신의 시각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묵살하려는 광범위한 조치의 일부일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공동의 의견을 집결할 수 있는 SNS의 힘에 특히 겁먹고 있는데, 집단 의견이 중국의 안정감을 본질적으로 위협하는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검열에 반대하는 중국 누리꾼

중국 누리꾼은 SNS에 분노와 냉소적인 반응을 표출하며 새로운 검열법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중국 정부에 아예 인터넷을 차단하라는 글이 무수히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뭐하러 레드라인을 그리나? 원천 봉쇄가 낫겠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사고와 표현을 철저히 통제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이번 조치를 개탄했다. 한 누리꾼은 “(이번 검열법은) 정부가 모든 민감 사안들을 통제한다는 의미다. 다른 의견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는 부당하고 불공평한 것들 천지인데, 이 모든 것을 그저 억압해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불만을 표시한 누리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