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시 봉쇄 확산…우한 700km 떨어진 원저우서 가구당 1명만 외출 허용

이연재
2020년 02월 4일 오전 9:06 업데이트: 2020년 02월 4일 오전 9:09

중국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되면서 우한 폐렴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에 이어 동부 지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도 봉쇄령이 내려졌다.

지난 몇 주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31개 성 전역과 20여 개 국가로 퍼져 공식 집계 누적 확진자 수는 1만7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우한 주민들은 실제 발병 규모가 당국의 발표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한다.

저장성

우한에서 약 682km 떨어진 저장성 원저우는 후베이성 이외에 처음으로 봉쇄령이 내려졌다. 저장성에서는 현재까지 661명이 우한 폐렴으로 확진 받아 후베이성 다음으로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이중 256명이 원저우 거주민이다.

인구 약 829만 명의 원저우시 당국은 1일 가구당 주민 1명만 이틀에 한 번씩 외출해 생필품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구성원은 이동을 전면 금지하는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병원 치료를 받을 경우, 질병 통제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경우, 민생과 관련된 중요한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의 사람들 외에 이동을 금지한다”는 이 규정은 2월 1일~8일 자정까지 적용된다.

같은 날 이어 당국은 2월 2일 오전 10시 이후 시내 55개 고속도로 통행료 요금소 중 46개를 폐쇄하고 9곳만의 출입을 허가하고,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 운행도 정지시켰다. 우한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저장성의 이우(義烏)시와 원링(温岭)시도 비슷한 여행금지령을 발표했다. 이우시는 또한 지역에 호적(戶口)이 없는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했다.

후베이성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 우한시 등 후베이성에서는 도로가 통제되고 검문소가 설치돼 차량 운행을 막고 있다.

황강시 정부는 지난 1월 30일 “발병 예방과 통제, 의료 구조, 기본적인 필요 사항 및 긴급 구조를 제외한 어떤 차량도 도로를 이용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우한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며칠째 연이어 하루 4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 한롄차오는 2월 1일 아침 뉴스 게시판에 실렸던 중국 장례 협회의 통지문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 통지문에는 우한 장례식 업체가 시체 운반 비닐과 고글, 보호복, 소독약 등 다양한 물품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홍콩 온라인 매체 이니시움 미디어(initium media)는 지난달 26일 한커우 화장터의 소각로 14기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며, 우한 폐렴이 발병하기 전에는 일주일에 5일 하루 4시간 소각로가 가동됐다고 밝혔다.

우한 보건당국은 2일 각 지역 정부가 진단받은 모든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 열이 있는 환자,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과 접촉했던 사람들을 병원과 호텔에 격리시켜 치료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지를 발표했다.

바이러스 확진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시설을 추가하는 등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및 진행이 더욱 심각해졌음을 보여준다.

한 네티즌이 올린 글에는 시설 내 환경이 열악해서 격리된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환자의 가족들을 인용했다.

중국의 독립잡지 차이징(財經)도 “우한에 있는 모든 병원에 환자가 꽉 차 있어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이 치료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차이징은 지난달 21일부터 우한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해 온 한 의사의 “병원 병상에는 환자가 꽉 차 있고 의료진은 밤낮으로 일해야 하며, 우리 상당수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언급을 전했다.

1월 29일 당시 같은 부서에서 함께 일한 의사 10명과 간호사 20명 중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감염자로 진단받은 사실도 전해졌다.

이 의사는 의심 환자들을 전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없는 상황도 설명했다.

“우리 병원에는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용 침상이 600개 있다…(정부 당국은) 각 부서에서 매일 3~5명의 환자만을 검사할 수 있는 진단 키트만 허용한다.”

그러면서 그는 입원 환자 사망자가 생겨 침상이 비워졌을 때만 매우 심각한 환자가 치료받을 차례가 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