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뇌 감시 장치’로 노동자 감정 통제

2018년 05월 7일 오후 10:01 업데이트: 2019년 11월 9일 오후 1:06

중국의 사회적 통제와 감시는 이제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의 행동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리활동에까지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30일 자 보도에 따르면, 통신 장비 제조사인 중국 ‘항저우중헝(杭州中恒) 전기’의 노동자들은 무선 센서가 달린 특수 모자를 쓰고 일한다. 이 센서는 노동자들의 뇌파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인공지능(AI) 컴퓨터로 보내며 회사는 뇌파를 분석해 걱정·불안·분노 같은 감정 변화를 읽어 생산 속도를 조절하고, 작업 프로세스를 재구성한다.

이 회사는 이 방식을 도입해 노동자들의 휴식의 빈도와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전반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한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뇌 감시’ 프로젝트 ‘뉴로 캡(Neuro Cap)’을 진행하는 닝보(寧波) 대학 연구진은 이 시스템이 이미 10여 개 공장과 기업에 적용됐다고 밝혔다. 항저우중헝의 사례처럼 실시간 뇌파 측정을 통한 뇌 감시가 중국의 산업 현장에 전면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뇌파 연구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 선수의 기량 향상 등에 사용되고 있기는 하나 중국처럼 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공장과 대중교통, 공기업, 군대 등 실제 산업현장에 전면적으로 적용하기는 처음이다. 중국은 ‘뇌 감시’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적 안정 도모”를 꾀하고 있다.

현재 이 기술은 국가 전력망인 ‘저장(浙江) 전력’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베이징사범대학 관리심리학과 챠오즈안 교수는 “뇌 감시 기술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노동자의 감정을 통제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감정 경찰’로 변질할 우려가 있다”며 “뇌 감시 시스템은 사생활 침해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챠오 교수는 “인간의 마음이 수익 창출에 함부로 쓰여서는 안 된다”며 “뇌 감시 시스템을 제한할 법규를 마련하고, 노동자에게 선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