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촌 상업은행 6곳 한 달째 예금 인출 거부, 예금주 집단 항의

김정희
2022년 05월 26일 오전 10:19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33

중국 지방은행이 한 달째 온라인 출금을 중단해 예금주들이 집단항의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19일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澎湃)는 “허난(河南)성과 안후이(安徽)성 농촌은행 6곳이 한 달째 온라인 예금 출금 서비스를 중단한 가운데 전국의 예금주가 발을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은행들은 지난달 18~19일 갑자기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했다.

조 단위의 예금이 묶이면서 수백만 명의 예금주들 사이에서는 예금을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앞서 4월 27일 펑파이신문은 “여러 예금주 대화 그룹에 공유된 통계 파일을 보면 이번 사건에 휘말린 예금주는 장쑤(江蘇), 저쟝(浙江), 상하이(上海), 광둥(廣東) 등 경제가 비교적 좋은 20여 지역의 민간 투자자며, 현지인은 거의 없다”라고 보도했다.  

농촌은행에 수백 만명의 예금주가 몰린 것은 바이두의 핀테크업체 두샤오만(度小滿, 바이두의 인터넷 금융업체) 등에 소개된 금융상품을 통해서다.

한 예금주는 “몇 년 전부터 핀테크 업체들을 통해 해당 은행의 예금 상품을 구매했다. 비교적 높은 금리와 짧은 금리 결산 혜택 때문”이라며 “작년 초 정책이 바뀌어 금융기관이 핀테크 업체를 통해 예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금지되자 투자자들은 해당 은행과 직접 거래해왔다”고 에포크타임스에 설명했다.  

이번 사태 발단 초기, 해당 은행은 직접 방문해서 출금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다수 예금주는 방역으로 인한 교통 통제 때문에 집에서 소식을 기다리거나 은행 고객센터에 전화로 문의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객센터의 대답은 “온라인 홍보를 진행한 적이 없고, 모바일 앱도 개발하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하라”면서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는 자동 응답뿐이었다.  

이에 당황한 예금주는 돈을 찾으려고 직접 은행을 방문했지만, 은행들은 방역을 이유로 외지 사람들의 출금 요청을 거부했다. 

점점 많은 예금주가 은행에 찾아 플래카드를 들고 “돈을 돌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 관영 언론 신화통신은 “이번 사건은 민간기업이 제3자 플랫폼을 이용해 은행의 고객 예치금을 절취한 범죄로 보이며, 현재 공안은 이미 조사에 착수했다”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예금주의 최대 관심사는 돈을 찾을 수 있을지, 언제 찾을 수 있을지다. 

이에 대해서는 은행이나, 국가 기관 또는 제3자 금용 플랫폼은 모두 정확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다.  

침묵하는 은행에 예금주들은 “피땀 흘려서 모은 돈을 돌려달라”, “찾을 수 있는 (정부) 부서는 다 찾아 다녔지만, 매우 실망이다”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 예금주는 “은행이 기본 신용도 저버리면 앞으로 국민들이 어떻게 국가 금융기관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 하루아침에 중산층에서 빈털터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부터 예금주 수백 명이 해당 은행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 시작하자 당국은 현지에 진입하는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경찰을 출동시켜 강제 진압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