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제사교회의’ 거짓보도 내막(상)

2018년 01월 18일 오전 9:56 업데이트: 2019년 11월 26일 오후 2:26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 신화사(新華社)는 중국이 지난해 12월 우한(武漢)에서 개최한 ‘국제 사교문제 연구학술 회의’ 내용을 전하면서 외국인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파룬궁을 비방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캐나다의 종교 전문가 마이클 크롭벨드(Michael Kropveld) 센터장은 “나는 기사에서 인용한 말을 한 적이 없다”라며 당시 회의에서 그가 연설한 내용 전문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탈리아의 전문가 마시모 인트로빈(Massimo Introvigne) 소장도 지난해 6월과 9월에 각각 중국 허난(河南)과 홍콩에서 열린 ‘국제 반(反)사교 학술교류회’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 인트로빈 소장은 중국이 제공한 자료를 연구한 후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렸다. 그는 중국의 성명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했고 중국이 외국인을 끌어들여 가짜 뉴스를 만든다며 비판했다.

크롭벨드‧인트로빈, 진실을 밝히다

크롭벨드 센터장은 캐나다 사교 정보센터의 설립자이자 집행책임자이며 사교에 관해 40여 년째 연구해 왔다. 인트로빈 박사는 이탈리아 신종교 연구센터(CESNUR) 설립자 겸 책임자로서 <이탈리아 종교 백과사전> 등 종교사회학 저서 수십 권을 낸, 종교문제의 권위자이다. 그는 2012년, 이탈리아 외교부로부터 종교 자유 관찰 위원장을 위임받아 전 세계 종교의 자유 문제를 감시하기도 했다.

두 전문가는 NTD TV와의 인터뷰에서 각자 참석했던 회의의 실제 상황을 밝히면서 관영매체의 왜곡된 보도에 불만을 표시했고 중국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서방 학자를 끌어들이는 꼼수를 꼬집었다.

마이클 크롭벨드 센터장은 신화사의 왜곡보도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연설문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크롭벨드 센터장 제공

꼼수의 목적은 파룬궁 박해 정당화지난해 12월 3일, 신화사는 중국, 미국,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키르기스스탄, 스리랑카 등 외국인 학자 약 30명이 우한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만장일치’로 파룬궁은 ‘사교’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크롭벨드 센터장이 밝힌 실제 참석자는 외국인 전문가 4명이 전부였고 다른 2명은 인터넷 스카이프로 참여했다. 그중 2명은 파룬궁 문제에 관해 중국 측과 매우 다른 견해를 보였다.

신화사는 크롭벨드 센터장의 말을 ‘인용’해 “파룬궁 창시자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행위는 사교의 본질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파룬궁 문제를 인권문제로 봐서는 안 되고 파룬궁의 사기성과 위해성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크롭벨드 센터장은 이 보도가 자신이 회의에서 한 말과 완전히 다르다면서 자신은 그날 미리 준비한 연설 원고대로 또박또박 말했다고 했다. 자신의 발언을 증명하고 진실을 알리고자 연설 원고를 인터넷에 올리기까지 했다. 연설 전문은 그의 웹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원고를 본다면 내가 분명히 기사에 실린 대로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내 연설은 기사와 전혀 상관없다”라며 “내가 설립한 웹 사이트에는 사교 명단이 없으며 논평도 하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기사에서 언급한 다른 참석자의 발언도 정확도가 매우 떨어져 엉망이었다.

크롭벨드 센터장이 지난해 12월 우한에서 열린 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 | 제2차 세계 사교문제 연구학술 회의
지난해 6월 24~28일,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열린 ‘반 사교 학술 교류’ 모습. 연황색 양복에 연황색 넥타이를 매고 있는 사람이 인트로빈 소장이다. | 정저우 반 사교 협회 홈페이지

실제로 그의 연설 원고를 확인해보니 정보 상담, 사교의식과 연구 단체, 비영리단체, 사회복무 및 정부기관에서 연구 조사한 파룬궁 문제 등을 소개했을 뿐 신화사 보도와는 완전히 달랐다.

일부 기관과 개인은 파룬궁 문제에 관한 조사 요구를 받았지만 대다수는 파룬궁 기본 정보에 관한 상담이었다. 당시 그는 연설에서 연구조사 결과를 근거로 파룬궁은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파룬궁을 걱정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파룬궁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견해, 연구조사에서 밝힌 사람들의 견해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크롭벨드 센터장은 “사교 정보 센터를 40년간 운영한 경험으로 보자면, 특히 나는 파룬궁을 조사한 뒤 이 단체를 다른 관점에서 이해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시사평론가 주밍(朱明)은 크롭벨드 센터장이 이렇게 중국과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는 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다.

인트로빈 “중국 공산당의 꼼수 놀랍지 않아”

인트로빈 소장은 이번에 중국 공산당이 뉴스를 조작한 수법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에 유사 사건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기사는 준비돼 있었다는 걸 알았다. 우리 사진은 단지 마지막에 추가될 뿐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중국 공산당은 또 “외국인 학자들이 잘못된 관점을 갖고 있었지만 곧바로 ‘교정’됐다”라고 보도한데 대해 그는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당시 그를 포함해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국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연구한 뒤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놨다.

인트로빈 소장은 “사교 문제에 관해 우리는 중국의 견해에 동의할 수 없으며 물론 그 어떤 성명이나 뉴스 발표도 거부할 것이다. 그런 성명은 사전에 준비된 게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지난해 6월 허난(河南)에서 열렸던 반(反)사교 회의 후에도 “전문가들은 중국의 종교신앙 상황은 양호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보도했다.

인트로빈 소장은 이러한 보도에 “나는 한 번도 특정 단체의 사교 여부를 평한 적이 없고 중국은 우리의 방문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또한 “중국은 이미 종교의 자유를 위태롭게 했고 유엔이나 다른 국제기구에 약속한 국제 규약 의무도 위배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인정한 교회 신도들과 함께 공식 장소만 방문하도록 제한받았고 공식적인 말을 제외한 비공식적인 말 혹은 중국이 통제하지 않은, 중국의 종교 상황에 대한 언급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중국은 2월부터 신종교 사무 조례를 시행한다. 그는 이른바 ‘종교 중국화’의 추진으로 인해 중국의 종교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反)사교 회의 참석자의 배경

지난해 12월 반사교 회의에서 발언한 마톈샹(麻天祥) 우한대 철학과 교수와 황차오(黃超) 우한대 국제 사교문제 연구센터 집행주임은 학술 도구로써 중국의 파룬궁 박해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후베이(湖北)성 반사교협회 회원이자 마 교수는 부이사장, 황 주임은 이사이기도 하다.

중국의 반(反)사교협회는 파룬궁 탄압을 목적으로 2000년 11월에 설립돼 정법위와 파룬궁 전문박해조직 ‘610판공실’의 통제를 받는다. 기본적으로 당원과 정부 관료들로 구성돼 있고 중국의 모든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다.

중국은 독립적이고 대담한 발언을 하는 전문가를 제외하고 일부 전문가를 매수했다. 예를 들면 12월 우한 회의에 스카이프로 참여했던 노르웨이의 제임스 루이스(James R. Lewis) 트롬쇠대학교 교수가 있다.

‘파룬궁 박해 국제추적조사기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루이스 교수는 중국과 긴밀히 협력해 국제 대형 종교, 사교 연구 등에 관한 저서 최소 6권에 파룬궁을 공격하는 내용을 썼다. 지난해 7월에는 이스라엘에서 파룬궁을 비방하는 국제회의를 주최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