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가데이터국 신설 ‘빅브라더’ 탄생하나?

최창근
2023년 03월 8일 오후 2:10 업데이트: 2023년 03월 8일 오후 3:45

시진핑 주석 3기 체제 출범을 앞둔 중국 정부가 IT, 금융, 공급망 분야의 국가 관리 기능을 강화한다. 중국판 ‘빅 브라더’가 출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3월 7일, 신화사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국 중앙정부인 국무원(國務院)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한 국무원 기구 개편안을 보도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데이터 보안 문제를 해소하고 감독 체제를 단순화하기 위해 대량의 데이터를 중앙집중식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국가데이터국(國家數據局)’이 신설된다.

신설 국가데이터국은 거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기관 형태이지만,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國家互聯網資訊辦公室), 공업신식화부(工業信息化部)의 기능 일부를 이관받아 데이터 관련 부문 최고 감독 부서로서 출범한다. 중국 정부가 데이터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리하면서 국외 유출을 엄격하게 단속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국무원이 제시한 국가데이터국 설립 목적은 데이터 자원을 공유·개발·조정하고, 산업 간 정보 자원을 교환하고, 스마트시티를 촉진하기 위함이다.

국가데이터국은 기업의 특정 유형 소비자 데이터 수집을 금지하거나 중국 기업이 해외 파트너와 공유할 데이터를 심사해 국가안보 규정에 저촉하는지 여부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매체는 예상했다. 강력한 새로운 규제 기구의 탄생인 셈이다.

금융 부문 감독‧통제도 강화될 전망이다. 국무원은 직속기관으로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中國人民銀行)의 금융 감독 기능, 금융 소비자 보호 업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中國證券監督管理委員會)의 투자자 보호 등을 총괄하는 기구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종전의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기능을 모두 흡수하며 기능이 확대된 조직으로 출범하게 된다.

국무원 과학기술부는 공급망 사슬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기능이 조정된다. 특정 과학 연구 프로젝트에 관여하지 않고 중앙 과학기술위원회를 만들어 부처별 과학기술 정책과 프로젝트를 총괄·조정하게 된다.

개편안에 따르면 과학기술부는 과학기술 전 부문에 걸친 공급망 사슬 최적화에 집중하게 된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을 경제·사회 발전에 결합하고 기초연구와 응용연구, 인재 양성 등을 책임진다.

이러한 개편안은 미국 주도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반도체 동맹)와 첨단 반도체 및 장비 수출 제한 등 첨단 기술 공급망 배제에 맞서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