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교도소에 코로나19 확산, 수감자·교도관 감염…당국은 함구령

니콜 하오
2020년 02월 26일 오후 1:38 업데이트: 2020년 02월 26일 오후 2:23

중국내 교도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져 밀폐된 수용 시설에서 수감자와 교도관들의 고초가 심각함이 드러났다.

에포크타임스(중국어판)가 입수한 내부문서에 의하면 산둥(山東)성의 한 시 당국은 교도관들이 지방 교도소 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입을 다물도록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

해당 문서는 지난 16일 산둥성 동부의 지닝(濟寧)시 쉬종 지구 경찰국이 교도관 격리에 대해 작성한 내용이다.

보고서는 시내 두 곳의 교도소에서 다수의 수감자와 교도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으며, 감염되지 않은 교도관들은 쉬종구 펑황시위안(鳳凰西苑)호텔에 격리돼 있다고 전했다.

쉬종 경찰서는 경찰 50명을 조직해 격리 구역을 봉쇄했고, 모든 객실을 포함한 호텔의 안팎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격리 대상자가 호텔을 떠나지 못하도록 했다.

“격리 중인 교도관들은 경찰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는 사진이나 비디오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상복을 입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호텔에 격리된 그들은 제복을 평복으로 갈아입었다. 관례상 중국 교도관들은 경찰과 같은 제복을 입는다.

또한 격리된 모든 교도관은 코로나19에 대해 함구할 것을 약속하고, 지방 정부가 이미 공개 발표한 내용만 다른 사람에게 알리겠다고 서명해야 했다.

이들은 격리된 교도관끼리 서로 감시하고, 동료 중 누구라도 정부 발표에 벗어나는 정보를 퍼뜨리는 자를 당국에 보고하도록 요구받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염, 격리됐는지는 불분명하다. 호텔 웹사이트에 따르면 피닉스 시위안 호텔내 객실이 214개, 식당 좌석이 800개 있다.

지닝시 감옥의 전염

지난 18일 교도소 내부자 A 씨가 지닝시 런청(任城) 교도소의 코로나19 상황을 에포크타임스에 전달했다.

A 씨는 “감옥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고,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수감자와 교도관, 최소한 수백 명이 감염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방 공무원들이 이미 상황을 점검하러 다녀갔다고 덧붙였다.

며칠 후인 21일 산둥성 보건위원회 시옌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2월 20일까지 런청교도소 2077명을 대상으로 (의료진이) 검진을 마쳤고, 207명이 신종 코로나 감염자로 확인 됐다”고 시인했다. 그중 7명은 교도관, 200명은 수감자라고 그는 설명했다.

런청 교도소의 코로나19 확산은 지난 12일 당직을 맡은 한 교도관이 기침 증세로 병원 진료를 받던 중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같은 날 다른 교도관도 감염자로 통보받으면서 사태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중앙정부는 산둥 형무소 관리국장 셰웨이준, 런청 형무소 소장 리바오산 등 6명의 지방 형무소 관리를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산둥성 지닝시 런청교도소 정문. | 런칭교도소 홈페이자 화면 캡처

16일에는 지닝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결성된 위타이현 ‘지도부 팀’이 작성해 상부에 올린 공식 문서가 트위터로 유출됐다.

해당 팀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교도소의 모든 수감자를 ‘비밀 장소’로 이송할 것을 요청했다.

보고서는 얼마나 많은 죄수나 교도관이 감염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버스 12대를 마련해 수감자들을 이송했다고 밝혔다. 각 버스는 45석이다.

지닝시가 관할하는 주청시 루시 교도소 역시 발병 위험에 처해 있다는 징후가 포착됐다.

지닝시 타이바이후 지구의 한 주택가에는 19일 “루시교도소, 런청교도소, 리옌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주민은 가능한 한 빨리 관리사무소에 연락하라. 런청교도소 직원과 접촉한 주민이 있다면 자가 격리하고, 관리사무소에 신고하라. 열이나 다른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가능한 한 빨리 가까운 병원에 가야 한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중국 베이징 1호 수용소 안 ‘임시 병실’에 침대가 놓인 모습. 2012. 10. 25. | Ed Jones/AFP via Getty Images

저장(浙江)성의 스리펑 교도소에서도 3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허핑 법무부 교도소장은 21일 기자간담회견에서 우한 여성 교도소에서 20일까지 230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후베이성 장먼시 사양(沙洋)교도소에서 41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도소에서 발병 소식이 연이어 보고된 후 쓰촨성과 헤이룽장성은 또한 관할 교도소에 ‘전시 관리’ 체제로 돌입할 것이라고 22일 선포했다.

산둥성·저장성·후베이성 등의 교도소에 20일 이후 5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자, 국가 안보 기관의 고위 간부들이 악명 높은 옌청교도소를 22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후베이성에 소재한 옌청교도소는 법무부 직속이며, 2011년 영국 사업가 닐 헤이우드 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보시라시 전 충칭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를 포함한 몇몇 부패 고위 관리들이 수감돼 있다.

옌청교도소 관계자들과 만난 정치법률위원회의 궈셩쿤 당서기는 중국내 모든 교도소를 전시처럼 엄격하게 관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관영 언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