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저우서 자살 폭발물 테러로 5명 사망…“횡령 때문” 주장

류지윤
2021년 03월 25일 오전 10:38 업데이트: 2021년 03월 25일 오전 10:38

중국 남부 광저우시에서 자살 폭발물 테러로 1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지역 공산당 위원회에 대한 불만을 품은 주민이 일으킨 사건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오전 광저우시(廣州市) 판위구(番禺區) 공안은 이날 오전 10시께 판위구 화룽진의 한 마을에서 촌민 위원회 건물에서 가연성 물질이 폭발해 5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5명이 크게 다쳤다고 밝혔다.

공안은 이날 오후 늦게 폭발사건 용의자로 지역 주민 후(胡)모씨를 지목하고, 후씨가 가연성 물질을 가지고 위원회 건물에 들어가 불을 붙여 사건을 일으켰다고 발표했다. 후씨는 현장에서 사망한 5명에 포함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위원회 건물에는 매주 월요일마다 위원장(서기)과 부위원장(부서기) 치안대장 등 위원회 간부들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가 열린다.

자살 폭발물 테러가 일어난 22일 오전 10시에도 저우쥐룬(周鉅倫) 서기 등 위원회 간부 20여명이 한창 회의중이었다.

현지 주민들은 이 점을 들어 위원회의 결정에 불만을 품은 마을 주민이 일으킨 사건으로 보고 있다. 사상자 역시 경찰 발표인 10명보다 많은 16명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주민은 에포크타임스에 “16명이 죽거나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작은 마을 관리들이 전부 죽었다고 생각해봐라. 마을이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마을 주민들도 정확히 무슨 이유로 (용의자가) 일을 저질렀는지로 모른다”면서 “촌민 위원회 회의 때를 노렸다는 것은 분명이 촌민 위원회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전했다.

폭발현장을 찍은 영상 화면 캡처 | 웨이보

그에 따르면, 현재 사고가 난 마을은 출입구과 완전히 봉쇄됐고 사방이 공안들로 가득차 주민들이 겁나서 외출도 못하는 상황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고 현장 영상을 보면 위원회 건물은 천장이 주저앉고 물건이 다 부서져 있으며 벽에는 핏자국이 보였다. 바닥에는 꼼짝 않고 쓰러져 있는 사람의 모습도 있었다.

그러나 현지 당국은 후모씨의 범행으로 5명이 죽고 5명이 다쳤다고만 발표해, 무성한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뉴스가 짧을 수록 사건은 크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현지 주민은 웨이보에 “이번 사건은 횡령 때문”이라며 “정기회의가 열려 다들 모이는 틈을 타 누군가 (사제)폭탄을 터트렸다”고 주장했다.

현지신문인 광저우일보에 따르면, 이 마을은 지난해 8월 구시가지 재개발 사업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개발업체는 주민 협의를 거쳐 상하이셩룽투자그룹(上海升龍投資集團)으로 선정됐다.

재개발 사업은 전체면적 108.49ha(약 1.8제곱킬로미터)로 사업예산은 약 80억 위안(약 1조 3900억원)으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