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지방채 인기 높다” 홍보…전문가 “위험하다” 경고

Luo Ya, Zhou Huixin
2019년 04월 5일 오후 2:58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오후 12:30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 닝보(寧波)와 저장(浙江) 두 지역에서 발행한 총 14억 상당의 지방채권이 ‘불티나게’ 팔려 무려 10분 만에 매진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것이 지방정부가 관영매체 및 은행과 공모한 사기 행위로, 지방정부의 회수 불능 대금을 일반인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라 밝혔다.

신화망(新華網)은 “재정부 통일부서에 따르면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닝보(寧波), 저장(浙江), 쓰촨(四川), 산시(陝西), 산둥(山東), 베이징(北京) 등 여섯 개 성‧시의 재정청(재정국)이 점두시장에서 지방정부 채권을 시범적으로 발행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방채를 개인과 중소형 기관에 판매하는 첫 사례로, 중공 정책의 중대 변화라고 볼 수 있다. 3월 25일 가장 먼저 닝보와 저장에서 지방채를 발행했으며, 중국 매체는 ‘10분 만에 매진’ ‘불타는 열기’와 같은 보도를 쏟아냈다. 그 외 4개 성의 지방채 또한 상업은행 점두시장을 통해 연이어 발행될 예정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에이킨 비지니스 스쿨의 셰톈(謝田) 교수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부채는 GDP의 300%에 달하며, 어떤 지방정부는 심지어 공무원 임금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러한 시점에 중공이 일반인에게 채권을 판매하는 것은 상당히 악랄한 행위다.

셰톈 교수는 본보 기자에게 자세한 분석과 함께 사안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국가 부채는 GDP의 몇십% 수준이고, 미국은 약 100% 정도이다. 일본처럼 150%, 200%에 달하는 국가도 있지만, 일본의 부채는 아직 비교적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부채가 300%에 달하는 중국은 상당히 위험한 국면에 처해있다.

셰톈 교수는 “지금 소시민에게 (채권을) 개방해 개인 투자를 유도하고 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불량 대금, 회수 불능 대금으로 인한 위기를 일반 중국인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다. 정부 채권의 등급 및 책정 등급은 회사에서 독립적으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공 부채액이 300%에 달하는 상황에서 채권의 책정 등급은 매우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애초에 팔기가 매우 힘들다. 즉, 정상적인 사회라면 이러한 조치를 절대 실행할 수 없다”고 했다.

선전의 한 민영기업의 사장 왕(王) 씨(가명)는 본보 기자에게, 중국 경제가 그야말로 ‘난장판’이라며 “실제 업계에서 십몇 년을 종사했는데, 주위에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 수백 명 중에 무탈한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는 또한 “모두 지금 허리끈을 졸라매고 지출을 줄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또 올랐는데, 부패한 관료들이나 쓸 돈이 있다”고 했다.

반면 중공 관영매체는 14억 지방채가 10분 만에 동났다고 선전하는 데 대해 셰톈은 이것이 명백한 기만행위라고 밝혔다. “이것은 분명 바람잡이로, 거짓으로 조작하는 것이다. 가짜 뉴스를 통해 가짜 매진 소식을 퍼뜨려 더 많은 일반인을 유인하고 있다.”

이어서 그는 이 기만행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내부 인사 중 양심 있는 사람이 나서서 이 점을 밝혀내야 한다. 이는 정말 악랄한, 무지 악랄한 행위다. 사실상 중공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채 가짜 매체, 가짜 바람잡이 수법을 동원해 허위 정보를 퍼뜨려 공공연히 국민을 우롱하고, 그들의 돈을 갈취해가고 있다.”

이번 채권은 위험도가 높다

관영매체에 따르면 이번에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토지 비축, 판자촌 개조, 철도 및 도로 등 교통시설, 수리(水利) 환경보호, 학교 및 병원 등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와 중점 민생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이 외에도 부분적으로는 대환대출 방식으로 채권을 재융자한다.

셰톈은 상술한 각 항목의 용도에 대해 하나하나 분석해 이 프로젝트들로는 절대로 이윤을 남길 수 없음을 밝혔다.

1. 토지 비축

그는 이것이 매우 황당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부동산 버블이 꺼져가고, 토지 재정을 지탱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닥쳐오는데도 중공이 토지를 비축하려는 것은 일반인의 돈을 가져다가 새로이 땅값을 끌어올려 부동산 버블을 더욱 크게 부풀리려는 것이다.”

2. 판자촌 개조

셰텐의 분석은 역시 부정적이다. “이것은 중공이 일반인으로부터 더욱 직접적으로 이익을 취하는 수법이다. 중국에 그렇게 많은 강제 철거 사건은 이른바 ‘판자촌 개조’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것으로, 백주 대낮에 토지를 강탈해 인권과 인민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다.”

3. 철도, 도로 등 교통시설

셰톈에 따르면 중공의 지방채 대다수는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와 연계돼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회수가 불가능하다.

그는 예시를 들며 중국에서 고속철도를 이렇게 많이 지었는데 그중 베이징-상하이, 베이징-광둥 등 두세 선(線)을 제외하고는 이윤이 없다고 했다. 이를테면 란저우(蘭州)선은 전기세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4. 학교 및 병원

셰톈에 따르면 중국에서 교육비란 모두 허울 좋은 구실일 뿐, 중국은 돈을 진정으로 교육에 투자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 초등학교에는 스쿨버스가 없고 학생들은 진흙탕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지만, 중국은 몰타에 스쿨버스를 많이 기증했다.”

의료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했다. “중국에서는 지금 의료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의료 투자라는 것은 대체 어디에 쓰이는 것인가? 왜 일반인들이 진찰을 받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진찰 비용은 왜 그리 높은가?”라고 했다.

5. 대환대출

정상적인 국가에서라면 지방정부의 채무가 자산총액을 초과하면 파산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중공은 계속해서 관료의 이익만을 보호하고 있다. 그는 “대환대출 방식을 이용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채의 기한 만료에 대한 위험을 덮는 방식으로, 버블이 더욱 커지고 위험도 또한 증가한다”고 했다.

고금리로 일반인을 기만하는 중공

중공 관영매체에 따르면 저장(浙江)의 5년간 지방채 평균 연이율은 3.19%가량으로, 국채 이율을 상회한다.

셰톈은 금리가 높을수록 위험성도 커진다며 “왜 그렇게 높은 금리를 주려고 할까? 채무상환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재테크라면 분명히 이러한 점을 지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연 설명을 달았다. “중공은 현재 역으로 고금리를 통해 일반인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지만, 관련 위험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 중국 총부채가 GDP의 300%에 달하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가 이렇게 악화하고 수출도 하락세라 공장들이 도산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경제는 이러한 채권을 활발히 유통할 능력이 없다.”

관영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채권이 10분 만에 매진된 것은 면세 정책의 흡인력 때문이다. 즉, 투자 수익이 좋고, 투자하는 데 있어 문턱이 낮다. 초기 금액이 100위안(약 1만7000원)이고, 최소 누적 단위가 100위안이기에 재테크 상품이나 거액의 적금 거래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으므로 개인이나 중소 투자자들이 구입하기에 알맞은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외에도 현재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흥업은행, 상하이 푸동 개발 은행, 닝보은행 등 8개 은행이 채권 발행 계획을 공개한 상태다. 이에 대한 셰톈의 비판은 더욱 신랄하다. “중공은 미쳤다. 이것이 바로 중공의 사악한 부분이다. 중공이 국유은행을 이용해 (채권) 발행을 맡겠다고 나서는 것은 국유은행이라는 겉옷을 걸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는 국유은행의 소유가 아니며, 문제가 발생하면 국유은행은 책임을 지지 않을 것이다.”

셰톈은 현재 중공이 감히 손을 떼지 못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지방정부가 이로써 중앙정부를 협박할 수 있게 됐다면서, 중앙정부는 돈을 찍어내는 것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다고 했다.

“지금 위안화 가치가 점점 바닥을 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달러 환율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공은 무역전쟁 때문에 외환을 갈수록 단단히 통제하고 있기에 지금은 누구도 환전을 할 수 없으며, 달러로 환전했다 하더라도 가지고 출국할 수 없다. 중공은 마치 타조와도 같다. 위험을 알고 있어도 해결책이 없기에 돈을 찍어내고, 지방정부들에 보증을 해주며, 부채 버블을 부풀리기만 할 뿐이다. 언제 대폭락이 일어날까? 알 수 없다. 이 문제는 중국에서 누구도 알지 못하고, 중공도 모른다. 그저 지켜볼 뿐이고, 트럼프를 기다릴 뿐이다.” 셰톈 교수가 내린 최종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