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사격캠프 운영하던 중국계 미국서 적발…中 관광객이 주 고객

2021년 05월 20일 오후 1:22 업데이트: 2021년 05월 20일 오후 9:57

미국에서 사격훈련 캠프를 운영하며 중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사격기술과 전술훈련을 제공하며 관련법을 위반한 중국계 남성이 징역형을 살게 됐다.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중국계 미국인 루빈(Bin Lu·49)은 ‘연방총기법’(NFA)와 ‘은행사기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

은행사기 공모는 최고 징역 30년에 벌금 100만 달러 또는 손실액의 2배 보상 중 높은 쪽으로 부과된다. 연방총기법 위반(미등록 총기소유)은 최고 징역 10년과 벌금 1만달러에 처해질 수 있다.

루빈은 현지 경찰 겸 총포상인 대니얼 휘트먼(Daniel Whitman·36)과 손잡고 매사추세츠주 웨스트포드에 대형 실내사격장을 건설하기 위해 현지 은행에 1500만달러(약 169억원)가 넘는 대출을 신청하면서 중국인에게 총 600만달러(악 68억원)를 투자받은 사실을 감췄다는 사실이 적발돼 지난 1월 체포됐다.

두 사람은 또한 불법 총기개조(제조)한 혐의도 적용됐다. 휘트먼은 총기 매매·양도·수리만 가능한 총기면허를 소지했지만, 두 사람은 시그사우어(Sig Sauer) MCX 소총을 규제가 더 엄격한 단축소총(SBR)으로 개조해 연방총기법을 위반했다.

이들은 또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총기훈련 캠프를 운영해 실탄사격 체험을 하게 하거나 사격기술과 전술훈련 서비스를 제공해 ‘무기수출통제법’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은 총기류 등 무기 외에 외국인에게 제공하는 군사훈련도 ‘수출’로 취급한다. 따라서 외국인(관광객)을 상대로 한 사격기술 서비스업을 하려면 국무부 면허가 필요하지만, 이를 신청하거나 취득하지 않고도 해당 영업을 해왔다.

이들은 유튜브에 총기 관련 영상을 올리며 사업체를 홍보하다가 덜미가 붙잡혔다. 2016년 1월 개설된 이들의 유튜브 계정은 작년 6월까지 구독자가 6만 명으로 총 400여 개의 동영상이 게재됐으며, 동영상 대부분은 중국어로 설명돼 있었다.

기소장에 따르면, 보스턴의 국토안보부 요원들은 2018년 2월부터 두 사람에 대한 형사 조사를 시작했으며 작년 10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휘트먼이 운영하는 총포상에서 불법 개조 총기를 보관하고 있던 두 사람을 체포했다.

현장에서는 매사추세츠에서 소지를 금지한 소음기 1개도 압수됐다.

중국계 미국인 빈루가 동업자와 건설하고 있던 매사추세츠의 사격장 건설현장. 2017년 9월 모습. | 트위터 캡처

이 밖에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며 두 사람을 돕고 있던 루빈의 조카는 미국 체류비자도 만료된 불법 이민자 신분으로 확인돼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루빈은 대출 신청을 위해 미 중소기업청(SBA)과 로웰파이브(Lowell Five) 은행 등에 제출한 서류에서 사격장 소유 지분을 자신과 동업자 휘트먼 50%, 자신의 친척 50%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안보부 조사결과 사격장 지분 79%가 중국인 투자자 YM의 소유였으며, YM은 총 600만달러를 투자하는 대가로 지분을 넘겨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YM은 미국에 아무런 거처가 없는 자신의 아내를 통해 루빈에게 2017년 약 400만달러를 지원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사격훈련 캠프 및 사격장의 실질적 소유주로 여겨지고 있다.

미 중소기업청의 영세기업(microbusiness) 금융지원프로그램인 마이크로론(microloan) 규정에 따르면, 대출 신청자는 모든 주요 주주를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외국인의 지분이 50% 미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출이 거부된다.

/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