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테슬라 마녀사냥 움직임…중국시장 철수론 고개드나

류지윤
2021년 04월 5일 오후 3:55 업데이트: 2021년 04월 5일 오후 6:10

중국 공산당이 지난달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군 인력과 주요 공기업 인력의 테슬라 전기차 사용을 돌연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중공이 외국 기업을 서방 국가에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의 모습을 보여주는 도구로 삼았다며 외국 기업은 기술이 유출되기 전에 서둘러 중국을 떠나는 게 낫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공은 이미 군과 일부 정부 기관, 주요 공기업 직원들이 테슬라 전기차를 몰고 일터와 주거지역에 진입할 수 없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러 외신은 “테슬라가 금지된 이유는 자동차에 전면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 각종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일련의 기술 장치가 있어 국가 안보 기밀을 누설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테슬라의 운영과 판매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부정적 소식이 나오자 창업자 머스크는 중국 개발 포럼(CDF, China Development Forum)에 참석해 민감한 정보나 사적인 데이터를 수집해 미국 정부와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머스크는 또한 테슬라가 스파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초래될 부정적인 영향은 회사를 파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에이킨대학교 셰톈(謝田) 교수는 시장성 때문에라도 머스크가 자동차 데이터를 이용한 스파이 활동을 할 동기는 없지만, 그가 한 약속은 중공의 정권 유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치 않다고 전했다.

셰톈: “그 데이터를 수집해 위성으로 전송한 뒤 테슬라 본사에서 받아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 사실이다. 중공은 이 방면의 달인이자 감시의 달인으로, 이런 빅데이터를 이용한다. 이걸 수집하는 데 있어서 머스크에게 이런 능력이 있더라도 쓰지도 않고 쓸 생각도 없겠지만 중공은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

외부에선 중공의 테슬라 금지 조치가 미∙중 알래스카 회담이 좋지 않게 마무리된 직후에 나온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중공의 두 번째 테슬라 공격이다.

지난 2월 중순 중국 언론에서 잇따라 테슬라에 관한 부정적인 보도를 내보낸 뒤, 테슬라 중국지사는 중공 시장감독총국 등 5개 부처와 ‘면담’을 가졌다.

재미 정치경제분석가 친펑(秦鵬)은 “테슬라가 상하이에 있는 슈퍼 공장을 활용해 중국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어 중공이 육성하려는 국산 전기차 업체들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친펑은 “예를 들어 (테슬라는) 국산 차와 비슷한 가격까지 가격을 낮춰 이들 자동차 업체의 파이를 너무 많이 뺏어갔다. 그래서 중공이 굉장히 불쾌해하는 것이고 다시 한번 미국과 갈등을 빚는 기회로 테슬라를 건드리기 시작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공은 여전히 테슬라의 선진 기술을 훔치려 한다는 게 친펑의 견해다.

그는 “중공도 그의 스페이스X 등 세계에서 더 앞서가는 기술들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테슬라를 죽이진 않고 어느 정도의 시장을 넘겨주겠지만, 이런 기회를 빌려 한 번쯤은 길들이려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머스크는 중국의 탄소 배출 감축 등 발전 목표를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정권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중국 문제 전문가 고든 창(章家敦)은 “머스크가 먼저 유화 제스처를 취했지만, 베이징이 그를 봐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중공의 전기차 자율화 목표가 달성되면 테슬라는 결국 쫓겨나리라는 것이다.

친펑도 비슷한 견해다. 그는 “테슬라 같은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이 시장의 기술을 얻어 중국 산업 전반을 성장시키고, 궁극적으로 전 세계에서 그들이 기대하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중공은 새로운 에너지 차량 같은 경우 ‘메이드 인 차이나’의 운명을 바꿀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조바심을 내며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하이테크 기업들의 중국 운영이 난항을 겪은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글은 2010년 3월 중공 당국의 오랜 검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2018년 2월에는 애플이 중공의 새 ‘사이버 보안법’에 따라 중국 사용자들이 아이클라우드(iCloud)에 저장한 데이터를 중공 정부 산하기업인 ‘윈상 구이저우’(雲上貴州) 서버로 이전했다.

고든 창은 “중공 정권이 어떤 면에서는 임시로 느슨해질 수 있지만,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영 경제를 절대적으로 장악하는 것”이라며 “외국 기업의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이 유출되기 전에 미국 기업이 중국을 떠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