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손에 쥔 코로나 기원 데이터 공개 안 했다…유출 문서

한동훈
2021년 02월 23일 오후 6:33 업데이트: 2021년 02월 23일 오후 9:28

중국 공산당(중공)이 “초기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본 데이터 제공을 거부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중공 바이러스) 기원조사가 별 성과 없이 끝났다.

그러나 에포크타임스가 단독 입수한 중공 보건당국의 다수 내부문건에 따르면, 중공 보건당국은 이 바이러스의 초기 발생 사례에 대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었다.

중공의 비협조에 ‘빈손’으로 끝난 WHO 조사

WHO의 신종 코로나 기원 조사가 사실상 규명 실패로 끝났다. WHO 사무총장은 “모든 가설에 대해 열려 있다”는 애매한 발언으로 규명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번 조사가 규명 실패로 끝난 것은 중국 공산당(중공)의 협조 미흡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4일(현지시각) WHO 국제조사팀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해 중공이 초기 감염자 174명의 원본 데이터, 2019년 12월 전 감염자로 추정되는 폐렴 환자들에 대한 데이터 제공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조사팀의 도미닉 드와이어 교수에 따르면, 조사팀은 2019년 12월 이전에 수집된 호흡기 환자의 데이터와 혈액 샘플 등을 분석해 바이러스의 기원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중공은 2019년 12월 이전 데이터로 무한(武漢·우한)의 아동병원 1곳과 종합병원 1곳에서 기록한 인플루엔자(독감)만을 제공했다. 실물이 아니라 병원 기록이었다.

“중국 병원은 통상적으로 호흡기 질환자의 실물 샘플을 저장하지 않는다”는 게 중공의 설명이었다.

중국 입국 후 격리 기간을 마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팀이 호북성 무한시에 도착해 현지 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 Getty Images

드와이어 교수는 이 일로 인해 조사팀과 중공 당국자들 사이에 격론이 오가기도 했다고 WSJ에 말했다.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2019년과 2020년 중공 보건당국 내부문서에서는 이들이 엄청난 양의 코로나 데이터를 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데이터가 모두 WHO에 제공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에포크타임스는 WHO에 이에 관한 논평을 요청한 상태다.

2019년 말 비밀통지에 담긴 대량의 데이터

중공 위건위(위생건강위원회) ‘전염병 위험 평가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중공 보건당국은 중국 각지에서 독감 등 전염병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발행일자가 2019년 1월 4일로 표시된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전국 공중보건 사건 및 주의를 요하는 전염병 위험 평가 월간 보고서 2019년 제1기’에 따르면 그해의 중점 관심사 중 하나는 “독감 발생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었다.

이 보고서는 “‘전국 독감 모니터링 방안’에 따라 독감 샘플과 병원학적 모니터링을 계속하라”고 각지에 요구했다. 여기엔 “독감으로 인한 전염병 발생 대비 보고 강화, 샘플 채취 및 검사 실시”가 포함됐다.

발행일자가 2019년 1월 4일로 표시된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전국 공중보건 사건 및 주의를 요하는 전염병 위험 평가 월간 보고서 2019년 제1기’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즉 2019년에 중공 보건당국은 전국에서 독감 발생에 주의를 기울이며 발생 사례와 샘플을 수집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실제로 이에 따라 작성된 보고서를 보면, 중공 보건당국은 독감 샘플 채취와 검사를 매월 혹은 매주, 심지어 지역에 따라 매일 보고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중공 보건당국의 2019년 전국 독감 발생 사례 및 샘플 수집지시에 따라 실제로 작성된 보고서 일부. 2019년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발병 사례가 실렸다.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이는 공개된 문서에서도 뒷받침된다.

국가질병통제센터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전국 독감 모니터링 방안’(2017년판)은 “모든 독감 전문 병원은 환자의 진료 상황에 따라 독감 샘플을 채취하라”고 지시했다.

“남부지역은 매주 10~ 40건, 연평균 매주 20건, 북부지역은 4~9월은 매달 20건, 10월~다음 해 3월은 매주 평균 20건”이라고 구체적인 보고 기간과 수량까지 밝혔다.

또한 이 방안은 독감 샘플을 채취해 업무일 2일 이내에 관할 독감 모니터링 실험실로 이송하도록 했다.

중공 국가질병통제센터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전국 독감 모니터링 방안’ | 화면 캡처

이러한 실험실은 위건위 문서에서 2019년 12월 이전까지 호북(湖北·후베이)성에 14곳, 비슷한 규모의 실험실을 갖춘 독감 전문 병원은 18곳으로 확인된다. 이 가운데 최소 4곳은 우한에 있다.

중국의 독감 모니터링 지침에 따르면 양성 판정된 바이러스 표본은 -70℃로 최소 6개월간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30여 곳이 넘는 실험실에서 최소 6개월 이상 표본을 보관하도록 한 상황에서 2019년 12월 이전 실물 샘플이 하나도 없고, 아동병원 포함 병원 2곳의 병원 기록만 제공해줄 수 있다는 중공 보건당국의 설명은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

중공이 데이터를 은폐하고 의도적으로 감춘다는 사실은 이미 외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AP통신은 작년 12월 30일, 중공 당국이 WHO에 우한의 독감 전문 병원 2곳의 사례 분석 데이터 520여 개를 제공했는데, 작년에 중공이 채취한 샘플은 33만 개이며 작년 2월까지 우한시 인근에서 샘플 100여 개를 채취했지만 검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2019년 12월 이전에 기록된 ‘괴질’ 문서들

중공 내부문서에서는 2019년부터 여러 지역에서 “독감 발생 급증”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인한 발열” 등 신종 코로나로 추정되는 의심 사례들이 발견됐다.

길림성(吉林省·지린성) 매하구(梅河口·메이허커우)시의 2019년 12월 ‘전염병 발생 정보’에 따르면, 그달에 유행성 독감이 234건 보고됐는데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40.70명으로 전달보다 무려 1만1600%, 전년 같은 달보다 46.25% 증가한 수치였다

길림성(吉林省·지린성) 매하구(梅河口·메이허커우)시의 2019년 12월 ‘전염병 발생 정보’ 표지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길림성(吉林省·지린성) 매하구(梅河口·메이허커우)시의 2019년 12월 ‘전염병 발생 정보’(본문 일부)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같은 달 6일 북경시 조양(朝陽·차오양) 보건당국은 이전 3개월간 4건의 집단발열이 발생했는데 원인별로는 아데노 바이러스 1건, 파라 인플루엔자 1건이었고 ‘검출되지 않은 흔한 호흡기 질병’ 2건이라며 지역 내 독감 감염에 주의하라고 전했다.

조양구에는 한인 타운이 있으며, 작년 2월 시진핑 중공 총서기가 직접 방역 업무 시찰을 나선 지역이다. 이후 코로나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되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바이러스 기원 자료 손에 넣고도 공개 거부

중공은 코로나 발생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투명성 부족을 지적받아왔다.

기후변화 대응 등에 있어 ‘인류운명공동체’ 주장을 펴며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코로나 사태에 있어서는 전 세계의 고통을 외면하며, 이번 바이러스 기원 규명에 협조하지 않았다.

에포크타임스는 앞서 또 다른 중공 내부문서를 통해 중공이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은밀히 조사해왔음을 보도한 바 있다.

하북(河北·허베이)성 보건당국은 코로나 확산이 한창이던 작년 2월 26일 국가 위건위가 발송한 ‘야생동물 기원 조사 협조에 관한 서한’을 지역 내 각 부서에 보내 야생동물 바이러스 역학 조사 및 환경·동물 샘플 채취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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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26일 국가 위건위가 발송한 ‘야생동물 기원 조사 협조에 관한 서한’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이 서한에서는 각 지역에서 채취한 혈액 샘플을 지역 최상위 질병통제센터에 보내 잘 보관하도록 하고, 추후 통지에 따라 코로나 항체 검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또한 환경·동물 샘플은 코로나 핵산 검사(PCR)를 실시한 후 그 결과를 즉시 현지 공안부서에 알리도록 했다. 서한과 관련 보고서는 모두 ‘공개 불가’로 표시됐다.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신종코로나 감염자는 1억900만 명, 사망자는 243만 명 이상이다.

중공이 더 일찍 발생 사실을 알리거나 바이러스 기원을 밝혔다면 생명과 재산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여러 정부와 의학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WHO 국제조사팀은 지난 9일 우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에서 코로나가 시작됐다는 증거를 못 찾았다”고 말했다.

앞서 1월 19일에는 바이러스 발생 1년여 만에 중공의 입국 허가를 받아 우한에 도착, 바이러스 기원에 조사를 벌였으나 20여 일 만에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고 조사를 마무리 지었다.

오히려 미국 등에서 바이러스가 더 광범위하게 확산됐다는 중공의 목소리에만 더 힘이 실리는 기이한 결과로 이어졌다.

테드로놈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모든 가설들에 대해 열려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 기원했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 기사는 중국어판 용등운 기자가 기여했다.